연초 코스피 4,500선 돌파 이후 사상 최고치 행진이 이어지며 주식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새해 재테크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상승 흐름을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겹치며 시장의 열기가 실질적인 투자 준비와 학습 열풍으로 옮겨붙고 있다.
12일 찾은 경기도내 한 대형 서점의 경제·주식투자 코너에는 투자 입문서부터 시장 흐름과 투자 원칙을 다룬 서적들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정인숙씨(가명·57)는 “새해를 맞아 목표를 세우다 주식에도 한 번 도전해 볼까 싶었다”며 “주변에서 주식 이야기를 워낙 많이 하다 보니 괜히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 공부부터 해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자금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2조8천537억원으로 사상 처음 90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거래를 앞두고 대기 중인 자금으로, 코스피 강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자 열기 확산과 함께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증가세는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같은 날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1천90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신용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났다.
빚투가 늘자 증권사들도 이례적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DB증권은 지난 1일부터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고, 대신증권은 9일부터 한화저축은행과 연계한 스탁론 상품 판매를 멈췄다.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들도 신용공여 한도를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등 대응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기에 퍼지는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재철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주가 급등은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여건과 비교하면 다소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일부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빚을 내 투자하거나 특정 종목·산업에 자금을 집중하는 방식은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투자 비중과 속도를 조절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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