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정보팀' 성격의 핵심 분석 조직인 금융상황분석팀에 대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민간사찰 논란'의 후폭풍이 조직 개편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해체 수준의 개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시장 전반의 동향과 리스크를 점검해 온 금융상황분석팀의 인력 구성을 전면 재편하는 방안을 지난 9일 확정하고 14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6명으로 운영 중인 정보팀은 팀장 1명과 증권 담당 1명만 남기고, 나머지 인원은 은행·증권·보험 등 각 부문 감독 부서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상황분석팀은 유관 정부부처와 금융권, 재계, 언론계 등 금융권 안팎의 전방위적인 동향을 파악해 금융감독원장에게 보고하는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금융상황분석팀의 이름을 금융시장지원팀으로 변경하고 정보팀 이미지 자체를 지울 계획이다. 팀의 역할도 기존의 정무·시장 정보 분석에서 보다 제한적인 시장 지원 기능으로 재정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개편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해 국감에서 제기된 정보 수집 방식 논란이다. 당시 정무위 국감에서는 금융상황분석팀이 금융권 특정 인사의 신변과 관련한 내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감독기관의 권한을 넘어섰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활동 내역과 보고 체계가 도마에 오르며 '민간인 사찰에 준하는 행위'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국감 당시 이찬진 금감원장은 "실제적 역할이 어떻게 되는지를 세밀하게 보겠지만, 저는 그런(민간인 사찰) 내용까지 보고 받은 적은 없다"며 "세밀하게 살펴 범죄정보 수집이나 그런 역할을 하는 부분에서는 필요하다면 대대적인 개편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전 원장 시절 계좌 추적이 늘어났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이 원장은 "불필요한 계좌 추적이 남발되지 않도록 범죄혐의 입증이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추적하는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인사 이동을 넘어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감 이후 정보 기능 전반에 대한 부담이 커져 조직 자체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감독기관의 정무 대응과 정보 수집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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