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1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등이 도입됐지만 기업들의 인식이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았고 이사 구성도 그대로인 상황”이라며 “주주들의 민의가 반영된 이사가 구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감사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강화되지만 행동주의가 일반 주주나 기관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아 (이사회에) 들어가는 건 여전히 어렵다”며 “지배주주에 권력이 쏠려 있고 기관투자자도 이를 인식해 주주 제안을 찬성하기지 못 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해 기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게끔 해야 한다”며 “현재는 강제력이 전혀 없어 기관의 수탁자 책임 이행 여부를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시 제도를 개선해 이사회가 주주 충실 의무를 다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인수합병이나 인적·물적 분할, 신주 발행 등을 추진할 때 이사회에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검토했는가, 지배주주 외 일반주주 과반의 찬성을 받았는가, 주주제안을 거절한 사유는 무엇인가 등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을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부문 대표(부사장)도 “공시 제도만 개선해도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상당히 개선할 수 있다”며 “지금은 이사회 결정이 잘 됐는지 확인하고자 의사록을 보려면 가처분 신청을 통해 법원에 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개정 상법에 대한 법무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성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법 개정에도 주주 충실 의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이다.
이창환 대표는 “법이 바뀌어도 법원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판결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면서 “아직 법원의 태도가 크게 바뀌지 않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 대표도 “개정 상법에 위배되는 행동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태광산업이 자사주를 기초로 한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하자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주주 이익 침해를 이유로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태광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성원 대표는 “이사가 주주 충실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는 법원에서 다퉈야 하는데 법원은 기업의 경영 판단상 자율권을 중시하기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 입장에선) 쉽지 않다”며 “법적 다툼 자체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고 상당히 지난한 과정”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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