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중요한 것은 ‘회복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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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면서] 중요한 것은 ‘회복 계획’

경기일보 2026-01-11 18:52: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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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 계획을 세운다. 체중 감량 목표를 잡고 주당 운동 횟수를 정하며 건강검진 일정도 체크한다. 목표로 하는 계획만 보면 올해는 유난히 몸을 잘 돌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그 계획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빠져 있는 것이 있다. ‘회복’에 대한 계획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 중에는 새해를 계기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가 통증 때문에 멈추는 경우가 꽤 많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운동을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몸에 가해진 변화가 얼마나 갑작스러웠는지다. 오래 쉬다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하면 몸은 그 변화를 바로 따라오지 못한다. 하루이틀 뒤 근육이 뻐근해지고 관절 주변이 욱신거리는 건 몸이 보내는 자연스러운 신호다.

 

우리는 몸을 늘 ‘사용’의 대상으로만 생각한다. 더 움직이고 더 태우고 더 단련하면 건강해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몸은 버튼을 누르면 즉시 반응하는 기계가 아니다.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근육과 관절, 신경은 천천히 적응하고 정리된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통증은 쌓이고 계획은 중단된다.

 

새해에 유독 다치거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오랫동안 하지 않던 동작을 한꺼번에 반복하면 몸은 경고를 보낸다. 허리가 뻐근해지고 무릎이 욱신거리며 어깨가 굳는다. 그 신호를 ‘참고 넘길 일’로 여기면 몸은 더 큰 소리로 신호를 보낼 수밖에 없다. 재활의학 전문의들은 우스갯소리로 환자들에게 “운동을 너무 안 하면 성인병이나 대사증후군으로 내과에 가고 너무 많이 하면 재활의학과에 오면 된다”고 말하곤 한다. 필자 역시 새해 초엔 거창하게 운동 계획을 잡아 1년짜리 헬스 이용권을 끊어보기도 하고 그것도 비싼 곳으로 가면 아까워 더 열심히 다니지 않을까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달력의 첫 장을 못 넘기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어떻게 하면 안 갈까 궁리하고, 그러다 또 한 번 가면 그동안 못했던 것의 보상작용으로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줘 또다시 운동을 쉬게 된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건강계획표에 회복을 넣지 않는다. 운동은 숫자로 남고 체중은 눈에 보이지만 회복은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다. 쉬는 시간은 계획이 아니라 공백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공백이야말로 몸이 제 자리를 찾는 시간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시간이 있어야 계획이 오래 간다.

 

새해가 되면 건강계획표를 빼곡히 채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칸쯤은 비워 두면 어떨까. 특별한 목표를 적지 않아도 된다. 그 대신 스스로에게 한 가지를 약속해 보면 좋겠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겠다는 것, 쉬는 시간을 게으름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약속은 다른 계획을 오래 지킬 수 있는 힘이 된다.

 

새해의 건강은 무언가를 더 많이 하는 데서 오지 않는다. 덜 무리하고 조금 느리게 가는 데서 시작된다. 운동 계획을 세웠다면 그 옆에 회복의 시간도 함께 적어 보자. 어쩌면 올해 가장 중요한 건강 계획은 계획표 속 그 빈칸 하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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