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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은 붕어빵을 먹기 위해 붕세권(붕어빵+역세권) 앱을 켜고 노점을 찾아 헤매는 대신 대형마트 냉동고 앞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 이마트가 지난달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붕어빵과 호떡 등 겨울철 냉동 간식 품목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 성장했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냉동 디저트 시장에서, 특정 시즌에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높아진 길거리 간식 가격에 심리적 저항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가성비 좋은 대용량 냉동 제품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특히 에어프라이어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집에서도 갓 구운 듯한 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된 점이 냉동 간식의 대중화를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가른 결정적 요인은 단연 가격 경쟁력이다. 최근 밀가루, 팥, 설탕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데다, 난방용 LPG 가스비까지 오르면서 노점상 붕어빵 가격은 마리당 700~1000원선까지 치솟았다. “붕어빵이 서민 간식이라는 말은 옛말”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대기업이 대량 생산하는 냉동 붕어빵은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한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1kg(약 20~25개입) 대용량 제품 가격은 8000~9000원선으로 형성돼 있다. 단순 계산 시 개당 가격은 300~400원 꼴이다. 게다가 카드 결제나 포인트 적립이 불가능한 노점과 달리, 마트나 이커머스 구매 시 얻을 수 있는 할인 혜택까지 감안하면 체감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편견도 기술력으로 극복했다. 과거 냉동 붕어빵은 전자레인지 조리 시 눅눅해지는 식감이 단점으로 지적됐으나, 최근 식품업계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반죽 개발과 차별화된 속 재료로 승부수를 띄웠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제조 노하우를 붕어빵에 접목했다.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전용 프리믹스를 개발해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고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단팥, 슈크림, 말차 등 다양한 맛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뚜기는 소비자들의 오랜 불만인 꼬리 부분에 앙금이 없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제품명부터 ‘꼬리까지 꽉 찬 붕어빵’을 내세워 길거리 제품과의 품질 차별화를 선언했다. SSG닷컴은 간편식 브랜드 ‘오똘’과 함께 저당 붕어빵을 출시했다.
이 밖에도 신세계푸드 등은 MZ세대의 입맛을 겨냥해 고구마, 피자, 초코 등 길거리에서 보기 힘든 이색 메뉴를 대용량으로 선보이며 홈카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붕어빵이 밖에서 사 먹는 추억의 간식이었다면, 이제는 집에서 쟁여두고 먹는 상시 디저트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며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한 위생과 가성비, 맛을 모두 갖춘 냉동 붕어빵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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