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천하의 시장을 평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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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錄조조] 천하의 시장을 평정하라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6-01-10 18:14:00 신고

[實錄조조]  소설 연재 안내

 본 소설은 현 정세의 사건들을 조조, 손권 등의 인물과 탁류파, 청류파 등의 가상 정치 세력으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팩션(Faction)물입니다.

 서라, 짐짓 '대의를 앞세우나' 실은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을 좇는 자들을 탁류파(濁流派)라 칭하고, 그 반대편에서 '청명한 정치를 부르짖으나' 실은 권문세족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을 청류파(淸流派)라 부르노라. 현재 탁류파는 여당인 주민당, 청류파는 야당인 민국의힘이니라. 조조(曹操)는 탁류파의 우두머리이자 대선을 통하여 대권을 잡은 당대 제일의 웅걸 명재이 대통령이다. 조조의 대적이자 청류파가 밀던 인물은 곧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던 손권(孫權, 열석윤 전 대통령)이었다.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건안 29년, 아니 서기 2026년의 중원은 푸른 기와 아래에서 태동하고 있었다. 난세의 간웅이자 치세의 능신이라 불리는 조조 맹덕, 그가 명재이라는 이름으로 환생하여 한반도의 경제 영토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는 코스피 5000이라는 거대한 낙토가 그려진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겠다던 그가, 이제는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겠다. "

이는 단순한 호통이 아니었다.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초적들을 향한 서슬 퍼런 선전포고였다.

당시 조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이 맹덕을 따르며 실용과 권력을 중시하는 탁류파인 여당과, 명분과 원칙을 내세우며 한때 청류파의 영수였던 손권(열석윤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야당이었다. 청류파는 맹덕의 과감한 행보를 독단이라 비난했으나, 맹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관도의 대전에서 원소의 대군을 격파할 때처럼, 그는 오로지 실질적인 승리에만 집착했다.

그 승리의 선봉장이 바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일명 맹덕의 호표기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의 장수들이 한 기치 아래 모인 이 부대는 출범 한 달 만에 1000억 원대 자금을 동원해 중원을 어지럽힌 패가망신 1호 사건을 적발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2호 사건까지 잡아내니 시장의 백성들은 맹덕의 위엄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승전보 뒤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맹덕은 집무실에서 보고서를 내던지며 장수들을 질타했다.

"사건의 성과가 너무 적소! 어찌하여 적들을 일거에 소탕하지 못하고 지체하는 것이오?"

이에 금감원장 진찬이가 땀을 흘리며 답했다.

"주군, 적들이 숨겨둔 밀서와 비단 주머니, 즉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분석하는 포렌식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옵니다. 포렌식 권한을 가진 조사 공무원이 고작 네 명뿐이라, 비단 주머니 하나를 푸는 데만 일주일이 넘게 걸리니 이것이 병목 현상이 되어 발목을 잡고 있나이다."

맹덕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과거 조작(曹操)이 병법을 논하듯 차갑게 읊조렸다.

"군대를 하나 더 늘려 경쟁을 시키라 일렀거늘, 어찌 인력 탓만 하느냐. 포렌식 팀을 별도로 구성하고 장수를 보강하라. 전쟁터에서 화살이 부족하다고 활을 쏘지 않을 셈이냐?"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절차라는 이름의 성벽이었다. 금감원의 특별사법경찰은 스스로 혐의를 포착해 수사할 수 있는 인지수사권이라는 보검이 없었다. 조사를 마친 뒤에도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문턱을 넘는 데만 11주, 즉 석 달의 허송세월이 흐르고 있었다.

진찬이 금감원장이 간곡히 청했다.

"주군, 조사를 마치고 행정 절차를 밟는 동안 적들은 이미 증거를 태우고 도주하고 있나이다. 우리 특사경에게 인지수사권을 부여하여, 혐의를 보는 즉시 칼을 뽑게 해주소서."

 조정의 일부 신료들은 우려했다. 민간 기구인 금감원에게 그런 광범위한 수사권을 주는 것은 권한 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였다. 이는 마치 조조에게 구석을 하사하고 승상의 권한을 주는 것을 경계하던 한나라의 원로들과 같았다.

맹덕은 가볍게 웃었다.

"인지를 못 하면 수사를 어찌 한단 말이냐? 특사경에게 권한을 주면서 인지권을 주지 않는 것은, 장수에게 칼만 주고 칼집에서 빼지 못하게 묶어둔 것과 다를 바 없다. 총리실은 즉각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인지권 확대 방안을 연구하라."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맹덕에게 코스피 5000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자신이 다스리는 제국이 세계에서 가장 투명하고 강력하다는 증명이었다. 그는 밸류업이라는 이름의 둔전제를 실시하고, 주가조작 세력을 소탕하는 효웅의 길을 걷고 있었다.

조조 맹덕, 그는 이제 현대의 시장이라는 전장에서 패가망신이라는 단두대를 세워두고 있었다. 선량한 투자자의 자산을 약탈하는 자는 그가 누구든, 설령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자들이라도 용서치 않겠다는 그의 의지는 과거 서주를 평정하던 기세보다 더 뜨거웠다.

"허송세월하는 절차를 부수고, 보검을 든 장수들을 전면에 배치하라. 나의 코스피 5000 원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맹덕이 창밖의 시장 동향을 보며 나지막이 읊조린 이 한마디는, 대전환을 앞둔 대한민국 자본시장에 불어오는 거대한 풍운의 예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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