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대신 ‘비틀쥬스’…관객 사로잡은 상상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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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대신 ‘비틀쥬스’…관객 사로잡은 상상력의 힘

뉴스컬처 2026-01-10 10:58:10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팀 버튼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한국 무대 위에서 하나의 ‘환상의 테마파크’로 완성됐다. 지난 12월 개막한 뮤지컬 ‘비틀쥬스’(제작 CJ ENM)는 원작의 기괴하고 유쾌한 세계관을 한국 관객의 정서에 맞게 정교하게 변주하며 연일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단순한 라이선스 공연을 넘어, 지금 가장 트렌디한 쇼 뮤지컬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비틀쥬스’는 유령이 된 신혼부부 ‘바바라’와 ‘아담’이 자신들의 집에 이사 온 ‘찰스’, ‘델리아’, 그리고 딸 ‘리디아’를 쫓아내기 위해 저세상 유령 가이드 ‘비틀쥬스’를 소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기발한 설정 위에 촘촘하게 쌓아 올린 풍자와 유머, 그리고 디테일한 소품과 대사는 공연 내내 관객의 웃음을 끌어내며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2025-26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모습. 사진=CJ ENM
2025-26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모습. 사진=CJ ENM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세계관이다. 로비 벽면에 살아 움직이듯 투영되는 영상은 관객을 자연스럽게 비틀쥬스의 세계로 이끈다. 본 공연이 시작되면 비틀쥬스는 ‘제4의 벽’을 허물고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며 극 안과 밖의 경계를 지운다. 배우와 관객이 하나의 공간에서 호흡하는 이 구성은 공연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닌 ‘참여하는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한국 관객을 겨냥한 로컬라이징 역시 날카롭다. 중고 거래 앱에서 착안한 대사, 일상에서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멘트, 배우마다 달라지는 즉석 애드립이 공연 곳곳에 배치돼 매 회차 새로운 재미를 만든다. 아담에게 건네는 명함 속 문구는 배우별로 달라지고, 퇴장 장면에서 튀어나오는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라는 대사 역시 관객의 웃음을 정확히 겨냥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시각적 스펙터클은 ‘비틀쥬스’를 말 그대로 ‘테마파크’로 만든다. 토니 어워즈 무대디자인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데이비드 코린스의 무대는 장면마다 마술상자처럼 변신하며 팀 버튼 특유의 어둡고 기괴한 질감을 구현한다. 모든 세트가 핸드 페인팅으로 제작돼 만화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공중을 부유하는 유령, 객석을 향해 돌진하는 거대 모래 벌레 퍼펫 ‘왕뱀이’, 그리고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의 지휘자마저 비틀쥬스와 호흡하며 연기에 참여하는 연출까지, 이 작품은 작은 순간 하나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의 향연’을 선보인다. 화려한 조명과 불꽃, 공중부양 효과가 더해지며 관객은 마치 한 편의 거대한 마술 쇼 속에 들어온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비틀쥬스’의 힘은 웃음과 볼거리에만 있지 않다. 작품의 중심에는 죽음에 매료된 외로운 소녀 ‘리디아’의 성장 이야기가 놓여 있다. 리디아가 유령 부부와 관계를 맺고, 진정한 유대와 공감을 배워가는 과정은 세대를 넘어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비틀쥬스의 난장판 같은 소동은 오히려 “삶을 낭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더 또렷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Dead Mom’, ‘Home’ 같은 넘버는 캐릭터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작품에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 웃고 떠들다 어느 순간 울컥하게 되는 감정의 곡선이 ‘비틀쥬스’를 단순한 코미디 뮤지컬이 아닌, 기억에 오래 남는 작품으로 만든다.

관객 반응도 뜨겁다. “추워서 놀이동산 못 가면 ‘비틀쥬스’ 보면 된다”, “뮤지컬의 완성본을 보고 온 기분”, “무대, 음악, 메시지, 배우까지 완벽한 육각형 공연”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화, 정원영, 김준수, 홍나현, 장민제, 박혜미, 나하나, 이율, 정욱진, 김용수, 김대령, 전수미, 윤공주 등 초특급 배우들이 선사하는 쇼 타임은 관객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오는 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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