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쫀득 쿠키
하와이안 피자는 하와이에 없고,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나폴리에 없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하와이안 피자는 캐나다의 한 식당에서, 나폴리탄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시작된 음식이죠. 이런 케이스가 한국에도 있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간식,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죠. 마시멜로우에 과일이나 과자를 넣어 먹던 ‘쫀득쿠키’에서 영감을 받은 두쫀쿠는 2024년 광풍을 불러일으킨 두바이 초콜릿을 필링으로 넣어 탄생했습니다. 현재 모든 배달 어플에서 한 달이 넘도록 검색어 1위를 장악하는 두쫀쿠는 눈 깜짝할 사이 품절되는 수준으로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어요. 소매용 피스타치오나 카다이프 등 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만들어 먹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그렇다면 ‘한국식’ 두바이 간식 말고, 진짜 두바이 간식은 어떤 게 있을까요? 오늘은 두바이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간식들을 살펴볼게요.
두쫀쿠의 먼 조상격 디저트, 쿠나파 (كنافة, Knaf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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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나파
팬케이크와 파이 그 중간 쯤의 비주얼을 가진 이 간식의 이름은 쿠나파입니다.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디저트이며, 두바이 길거리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죠. 가늘게 뽑아낸 반죽 사이에 염소젖 치즈를 넣고 구운 뒤, 달콤한 시럽을 흠뻑 적셔 잘게 부순 피스타치오를 뿌려 완성하는데요. 현지에서는 라마단 기간에 해가 진 후 먹는 중요한 음식이자 결혼식이나 축제 등 특별한 날에 빠지지 않는 디저트라고 해요. 심지어 이 간식의 기원은 10세기경 이집트의 파티마 왕조 시대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역사가 오래된 디저트죠. 실제로 두바이 초콜릿의 모태인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Can’t Get Knafeh of it’ 초콜릿 또한 이 쿠나파의 속재료와 식감에서 유래됐다고 하니, 따지고 보면 두쫀쿠의 먼 조상인 셈이네요. 한국에서도 쿠나파를 맛볼 수 있는데요. 이태원 등지에 있는 상당수의 아랍 요리 식당에서 튀르키예 전통 아이스크림인 돈두르마와 곁들여 선보인다고 하네요. 갓 나온 따끈한 걸 먹으면 바삭한 반죽과 쭉 늘어나는 치즈, 달콤한 시럽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맛과 식감을 자랑한다고 하니, 근본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두쫀쿠 이전에 쿠나파에 도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란다 아랍 버전, 루콰이맛 (لقيمات, Lok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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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콰이맛
한국 옛날 과자 ‘오란다’와 꼭 닮아 내적 친밀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간식의 이름은 루콰이맛입니다. 하지만 사진과 달리 오란다 보다 훨씬 큼직하고 이국적인 향이 난다고 하는데요. 루콰이맛은 기름에 튀긴 도넛을 꿀이나 시럽에 푹 담근 다음 건져내어 위에 호두가루와 계피가루를 뿌린 과자예요. 튀르키예의 로쿰, 터키시 딜라이트의 원조격으로 여겨지는 과자죠. 호두가루와 계피가루는 기본이지만, 옵션으로 초콜릿이나 장미향 꿀 등 색다른 토핑을 올리기도 한다는데요. ‘한 입’이라는 뜻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입에 쏙 들어가는 부담 없고 간편한 과자이지만, 보통 하나를 먹으면 멈출 수 없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한 그릇 단위로 사먹는다고 해요. 이미 두바이 내에서는 입소문이 퍼져서 현지의 루콰이맛 노점 앞은 항상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다고 하는데요. 금방 만든 루콰이맛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입에서 대추야자 시럽의 향긋함과 깨의 고소함이 섞여 입안에서 마구 굴러다니는 맛이라고 해요. 산미가 있는 커피랑 아주 잘 어울린다고 하니, 두바이 초콜릿처럼 언젠가 국내에 상륙하길 기다려봐야 하겠는데요?
만수르가 즐겨 먹는다는 두바이 국민 간식, 데이츠 (d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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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츠
두바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부의 상징이자 아랍에미리트 부총리 만수르죠. 그는 매일 호화로운 음식만 먹을 것 같지만, 어린시절부터 즐겨먹던 꽤나 서민스러운 간식이 있다고 해요. 바로 대추야자 간식, ‘데이츠’인데요. 말린 대추야자 열매를 갈라 씨앗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견과류나 건과일을 넣어 만드는 심플한 디저트예요. 두바이 현지에서는 커피는 물론, 와인과 함께 즐긴다고 하고요. ‘대추가 맛있어봐야 대추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동의 대추야자는 국내의 대추 열매보다 3배 가량 크며 견과류나 초콜릿을 더하지 않아도 당도가 18브릭스인 샤인머스캣을 월등히 뛰어넘는 80브릭스라고 해요. 데이츠는 만수르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실에도 납품되며, 가격대가 다양해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민 디저트인데요. 두바이의 가장 유명한 데이츠 브랜드, 바틸은 국내 롯데월드몰에도 입점해 있습니다. 바틸 롯데월드몰점에 방문하면 매장 입구에서 산처럼 쌓인 데이츠를 볼 수 있는데요. 피스타치오맛, 오렌지맛, 초콜릿맛 등 다양한 속재료를 채운 데이츠들을 맛볼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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