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 최고의 히트곡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많은 이들은 배드 버니의 ‘Nuevayol’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올여름 진정한 화제 곡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세대의 찬가 ‘Smells Like Teen Spirit’이었다. 지난해 6월, 너바나의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20억 뷰를 돌파했으며 이는 불과 채널 내 100여 개의 영상만으로 달성한 기록이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세상을 뒤흔들었던 ‘그런지’ 장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사회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이며 〈Teenage Wasteland: Suburbia’s Dead End Kids〉와 〈A Misfit’s Manifesto: The Sociological Memoir of a Rock & Roll Heart〉의 저자 도나 게인스는 이렇게 분석한다. “우리는 무질서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거대한 사회 변화, 불안정한 정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압도하죠. 이런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는 음악이 그런지입니다. 그 코드는 젊은 세대에게 큰 공감을 줍니다. 혼란 속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정서적 공동체를 만들어 주니까요.”
이 영향은 패션과 뷰티 전반으로 확장되었고, 그 부활을 입증하듯 핀터레스트 검색량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5년 하반기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클린 그런지 메이크업은 652%, 내추럴 그런지 메이크업 368%, 1990년대 그런지 메이크업 210%, 비대칭 픽시커트 119%, 1990년대 픽시커트는 724% 증가했다.
1990년대를 풍미한 립스틱 브랜드 ‘립스틱 퀸’의 창립자 포피 킹은 당시의 몇 가지 클래식 포뮬러를 다시 선보였고, 광고 한 번 없이 순식간에 완판시켰다. “열아홉 살에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호주에서 생산했어요. 정말 독특하고 창의적이며 비순응적인 시기였죠.” 그가 웃으며 말한다.
더 로우의 그런지 부츠, 픽시커트, 짙은 입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피부 위에 흩뿌려진 색의 흔적. 이는 코린 데이가 촬영한 〈The Face〉 매거진의 젊은 케이트 모스가 남긴 상징적인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당시 헤어 스타일리스트인 유진 슐레이만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딕 페이지는 그런지 뷰티의 초석을 다진 인물들이다.
오늘, 그들이 이 스타일을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BACK TO THE ROOTS
반소비주의의 선언이자 1980년대 과잉 글래머에 대한 반발이었던 ‘그런지 뷰티’는 임기응변에서 탄생한 생존형 미학이었다. “그 시절 우리는 코린 데이, 나오미 캠벨과 함께 미니 버스에 올라타 촬영장으로 향하곤 했어요. 그때 제가 가진 건 작은 백팩에 담긴 제품 몇 개와 머리 고무줄이 전부였죠. 그럼에도 독창적인 스타일을 선보여야 했습니다.” 유진 슐레이만은 당시를 회상한다. 그가 말하는 그런지 정신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지는 ‘안티-스타일’이지만 동시에 뛰어난 스타일 감각이 필요한 룩입니다. 몇 주 동안 자연스럽게 자란 듯한 헤어, 거친 질감, 완벽히 정돈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촌스럽거나 ‘반-글래머’로 치우쳐서는 안 되죠. 커트나 염색 관리에 힘을 뺀 만큼 스타일링이 핵심입니다.” 그만의 연출 팁은? “리브인 컨디셔너를 물에 조금 섞어 두피 쪽에 마사지하듯 바르세요. 마치 밤새 춤을 춘 듯 볼륨과 질감이 살아납니다.” 시간이 없다면 텍스처라이징 스프레이를 추천한다.
ABOUT A GIRL
색조 메이크업도 동일한 원칙을 따른다. 피부는 컨투어 없이 자연스럽게 두고, 입술은 어둡게, 눈은 아래로 번지듯 흐르게 연출한다. 크리미한 아이펜슬과 립스틱을 브러시 없이 손끝으로 바르고 가볍게 블렌딩한다. “중요한 건, 그 어떤 것도 완벽하거나 지나치게 공들인 듯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거에요.” 노 메이크업 그런지의 선구자 딕 페이지는 조언한다. “브라운 레드 계열의 립 크레용 하나면 충분합니다. 주머니에 넣어두고 거울 없이 한 번에 쓱 바르세요.” 그는 립스틱에 밤이나 크림을 섞어 질감을 부드럽게 만들면 완벽한 컬러 표현을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로레알 파리에 정말 좋아하는 제품이 있는데, 지금은 단종돼서 이베이에서 구해요. 그런지가 바로 이런 거죠. 누구에게나 실용적이고 부담 없는 제품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 아이 메이크업은 전형적인 1990년대 룩을 따른다. 얇은 펜슬로 눈가를 검게 두르거나, 더 현대적으로는 점막에 라인을 채우고 청록색이나 그레이 톤의 섀도를 더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스타일은 결국 태도에서 시작되니까요.” 그는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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