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과 의료, 디지털 기술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한국콜마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6에서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뷰티 디바이스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국콜마는 CES 2026에서 '스카 뷰티 디바이스(Scar Beauty Device)'로 뷰티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혁신상 수상작 가운데에서도 기술 완성도와 사용자 경험, 활용 가능성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제품에만 주어지는 상이다. 동시에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도 함께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해당 디바이스는 상처 진단과 치료, 피부 보정 기능을 하나의 기기에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상처 부위를 촬영하면 AI 알고리즘이 상처 유형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치료제와 색상 조합을 자동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치료와 커버 메이크업을 동시에 구현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상처 치료와 피부 보정이 각각 다른 과정으로 이뤄졌지만, 이 디바이스는 이를 하나의 사용 흐름으로 묶었다. 특히 피부 톤에 맞춰 수백 가지 색상을 조합하는 기술과 치료제 분사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결합돼 실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CES 심사 과정에서는 기술 자체뿐 아니라 사용자의 접근성과 실제 활용 가능성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 수상 역시 고도화된 AI 기술보다는 일상 속 불편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설계했다는 점이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화장품 제조를 넘어 기술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국내 화장품 ODM 산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단순 제품 개발이 아니라, 데이터와 디바이스를 결합한 서비스 영역으로 경쟁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콜마는 이번 CES 성과를 계기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상용화 시점과 적용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뷰티테크는 단순한 화장품 기술을 넘어 헬스케어와 디지털 서비스가 결합되는 영역"이라며 "실질적인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기술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상은 국내 화장품 산업이 기술 중심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향후 뷰티테크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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