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스캔들 관련 충돌" 관측도…SBU 정예특수부대장이 국장대행
경제개발 고문에 '우크라계' 프릴랜드 캐나다 前부총리 위촉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곽민서 기자 = 우크라이나 방첩·안보기관 보안국(SBU) 국장 바실 말류크가 사임했다고 AFP, AP 통신과 키이우포스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류크 국장이 이날 웹사이트에 직접 사의를 발표한 데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우헤니 흐마라 전 SBU 특수작전 정예부대 '알파' 부대장을 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SBU는 전쟁이 발발한 이후 러시아를 상대로 성공적인 작전을 여러 건 수행했다. 2022년 크림대교 폭발 작전, 지난해 러시아 본토 공군 기지들을 동시다발 드론 공습해 군용기 수십 대를 부순 '거미집 작전'이 대표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말류크와 만나 그간의 노고에 감사했다고 쓰고 악수하는 사진도 올렸지만, 여러 매체가 말류크 사임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우크라이나 언론은 말류크 전 국장이 성공적인 작전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지만, 우크라이나 정계를 흔들고 있는 부패 의혹 수사와 관련해 반부패기관에 SBU 자원을 배치하는 걸 거부했다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충돌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SBU는 결국 지난해 7월 반부패수사국(NABU)을 압수수색했다.
AFP통신과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주말 말류크 경질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자 전투경험이 많은 군 지휘관 여러 명이 말류크 사임에 반대하는 공개 성명을 냈다.
방첩·안보기관 수장 교체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전후 안전 보장을 논의하는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4주년을 앞두고 수뇌부 개편을 이어가고 있다.
'실세' 안드리 예르마크 낙마 후 공석이던 비서실장에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부 정보총국장을 지명했고, 후임 정보총국장으로는 올레흐 이바셴코 해외정보국장을 선임했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제1부총리를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로 보냈고, 데니스 슈미할 국방장관은 제1부총리 겸 에너지 장관으로 옮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같은 개편에 대해 전쟁이 이어지면서 안보기관과 법집행기관, 군 수뇌부에 전반적인 순환, 교체로 새로운 힘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왔다.
AP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하는 평화 협상의 모멘텀을 유지하면서도 결렬 시에 대비해 국방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전 캐나다 부총리를 경제개발 고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를 조속히 재건하고 장기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내부 회복력 강화가 절실하다"며 투자 유치 경험이 풍부한 프릴랜드 전 부총리를 위촉한 배경을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혈통으로 캐나다 현직 의원인 프릴랜드 전 부총리는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로,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력하게 촉구해왔다.
프릴랜드 전 부총리는 무보수로 고문직을 수행할 예정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캐나다 의회 의원직 및 현재 수행 중인 우크라이나 특사직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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