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업체 코웨이와 '토종 행동주의 펀드'간 혈투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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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업체 코웨이와 '토종 행동주의 펀드'간 혈투 점입가경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6-01-03 05:51:00 신고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대한민국 렌털 산업의 선두주자인 코웨이 이사회는 지난달 15일 또다시 날카로운 공개 서한 한통을 받았다. 발신자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Align Partners). 코웨이 발행 주식 총수의 4.32%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서한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플랜)에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중장기 목표를 명시하고, 자본 구조 최적화 및 이사회 독립성 확보 방안을 시행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코웨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매년 경신하며 국내외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최우량 기업이다. 그러나 주식 시장의 평가는 싸늘하다.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는 “코웨이는 압도적인 국내 1위의 종합 소비재 렌털사로, 지난 수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우수한 사업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과거와의 극심한 괴리다. 코웨이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30%의 높은 ROE를 기록하며 주가수익비율(PER) 20배 이상에서 거래되던 주식이었다.  직전 MBK파트너스 경영 시점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6.3배에 달했다. 하지만 넷마블이 최대주주로 등극한 이후 상황은 180도로 바뀌었다. 현재 PBR은 1.5배 수준으로 추락했고, 2025년 3분기 기준 ROE는 17.7%로 크게 하락했다.

출처=구글 캡처
출처=구글 캡처

밸류에이션 하락의 구조적 원인

주주환원 급감과 자본의 비효율

 이런 저평가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본 효율성 문제'와 '지배 구조 리스크'의 복합 작용에서 비롯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코웨이 저평가의 핵심 원인이 “넷마블의 지분 인수 직후 이뤄진 주주환원의 급격한 감축”이라고 진단했다.

 MBK파트너스 시절 91%에 달했던 평균 주주환원율은 넷마블 인수 후 20% 내외로 축소됐다. 기업이 순이익을 잘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과도하게 사내에 유보되면서 ROE를 계산하는 분모인 '자기자본'이 급증했다. 순이익 대비 자기자본의 증가 폭이 커지면서 ROE가 감소했고, 이는 곧 기업의 재무적 매력도 하락으로 이어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압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하는 '목표자본구조 정책 도입'은 이 비효율을 해소하려는 핵심 전략이다. 이는 영업 현금 창출 능력인 EBITDA 대비 순차입금(Net Debt/EBITDA)을 적정 배수로 유지하도록 정책적으로 강제하여, 초과 자본은 주주에게 환원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요구다.

지배 구조 문제: 전략적 투자자와 일반 주주의 충돌

 코웨이의 지배 구조는 또 다른 핵심 쟁점이다. 최대주주인 넷마블 외 7인이 24.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 넷마블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들을 직·간접적으로 선임하며 이사회를 사실상 장악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웨이는 넷마블 방준혁 의장에 이어 중국의 텐센트 자회사 한리버인베스트먼트가 17.52%로 2대 주주이며, CJ ENM이 16.78%, 엔씨소프트가 6.80%,국민연금공단 6.0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지분율 7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일반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지배 구조는 근본적인 이해 충돌을 야기한다. 재무적 투자자(FI)인 일반 주주들에게는 높은 배당과 주가 상승이 최우선 목표이지만, 전략적 투자자(SI)인 넷마블은 코웨이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활용해 해외 사업 확장, 신규 브랜드 '비렉스(BEREX)' 개발, 국내 실버케어 사업(코웨이라이프솔루션) 진출 등 장기 전략적 투자를 우선시한다. 넷마블은 코웨이 주식을 매도할 계획이 없으므로, 단기 주가 부양보다는 통제권 유지와 안정적인 내부 유보 자본 확보를 선호했다.

코웨이의 ‘밸류업’ 대응: 40% 환원율의 의미와 한계

 주주행동의 압박 속에서 코웨이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강화했다. 코웨이는 2027년까지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 6.5%를 달성해 매출 5조 원을 초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 총주주환원율(현금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포함)을 기존 연결 당기순이익의 20%에서 40%로 두 배 이상 상향하기로 했다.

코웨이 경영진은 이 40% 환원율에 대해 “미래 투자와 현재 주주환원 사이의 균형 등을 고려해 도출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이 정책이 기존 잉여현금흐름(FCF) 40% 또는 연결 배당성향 20% 대비 확대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40% 환원율은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하는 과거 정상화 수준인 90%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또한 코웨이는 얼라인파트너스가 핵심적으로 요구했던 ‘ROE 및 밸류에이션 중장기 목표 명시’와 ‘목표자본구조 정책 도입’을 밸류업 계획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넷마블의 전략적 유연성을 제한하는 강제적인 자본 재배치 정책 도입은 거부하고, 형식적인 환원율 상향으로 일반 주주들의 지지를 방어적으로 확보하려는 경영진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법 개정: 행동주의 펀드의 강력한 무기

더구나 최근 통과된 상법 개정안은 이 싸움의 판도를 바꿀 중대한 변수다.

첫째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를 넘어 ‘전체 주주’로 확장됐다. 이 조항은 코웨이 이사회가 넷마블의 전략적 이익만을 고려해 일반 주주의 재무적 이익을 침해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이사들이 충실 의무 위반 소지라는 법적 리스크를 안게 됨을 의미한다.

둘째 감사위원 선임 시 적용되는 ‘합산 3% 룰’이 강화됐다.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3%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제한되면서 , 지분율 25.10%를 보유한 넷마블은 지분율 우위를 활용해 감사위원 선임을 주도하기 어려워졌다. 이는 소수 지분(4.32%)을 가진 얼라인파트너스가 감사위원 선임 등을 통해 이사회 내에서 실질적인 감시 기능을 확보할 가능성을 대폭 높인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집중투표제를 둘러싼 최종 표 대결 예고

코웨이가 제시한 40% 주주환원율은 주주행동을 일시적으로 잠재울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밸류에이션 격차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 행동을 예고했다.

 다가오는 주주총회의 핵심 변수는 ‘집중투표제’다. 코웨이는 현재 정관상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지만 , 얼라인은 이 제도 도입을 요구하며 표 대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넷마블의 지배력을 제외한 70%가 넘는 일반 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이 싸움의 승패를 결정할 것이다.

코웨이는 이미 해외 사업 확장과 신사업 진출을 통해 견고한 성장 동력(펀더멘털)을 증명했다. 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고 진정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제 지배 구조의 독립성 확보와 자본 효율성 개선이라는 구조적인 숙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 행동은 한국 자본 시장의 오랜 문제였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거대한 구조 개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Align Partners)는?

  얼라인파트너스는 2021년 설립된 한국의 행동주의 자산운용사로, 저평가된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주주서한과 지배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하는 업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와 KKR 출신인 이창환(39) 대표가 이끌며, SM엔터테인먼트와 7대 금융지주 등 주요 기업을 주로 타깃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환 대표는 M&A와 사모펀드 경험을 바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했다. 코로나 이후 소액주주 증가와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에 힘입어 행동주의 전략을 채택, 소수 지분(5% 미만)으로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알짜배기 회사 코웨이와 넷마블은?

 코웨이는 1989년 ‘한국코웨이주식회사’로 출범해 정수기 제조·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1990년 정수기 판매와 렌털 사업을 본격화하며 국내 정수기 시장 대중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92년 사명을 ‘웅진코웨이’로 변경하며 윤석금 회장(80)의 웅진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1990년대 중반 이후 공기청정기 등 생활환경 가전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코웨이는 1996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01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했다. 방문판매와 정수기 렌털, 정기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고객 기반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환경가전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렌털+케어’ 모델을 국내에 정착시켰다. 2000년대 이후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 미국 등으로 진출하며 해외 렌털 사업을 확대했다. 동시에 매트리스·침대, 화장품, 홈케어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생활환경·헬스케어’ 기업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런데 2013년 웅진그룹이 경영난을 겪을 때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지분 약 30.9%와 경영권을 총 1조1915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사모펀드의 대표적인 바이아웃 사례로, 코웨이의 안정적 렌털 사업 기반을 활용한 투자였다. 웅진그룹은 2012년 법정관리 직전 코웨이를 매각하며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려 했고, MBK는 2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자금 4200억원과 인수금융·우선주 투자로 딜을 성사시켰다. 인수 후 코웨이 주가는 급등하며 MBK의 지분 가치가 2배 이상 상승했다.

 MBK는 2017~2018년 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했고, 2018년 말 웅진그룹 컨소시엄에 지분 22.17%를 1조6849억원에 매각하며 약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실현했다. 코웨이는 2019년 3월 웅진으로 잠깐 복귀했으나, 다시 매각에 나서 2020년 넷마블이 최대주주가 됐다.

 넷마블은 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전문 기업으로, 2000년 설립된 넷마블컴퍼니를 가리킨다. MMORPG·캐주얼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히트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웠으며, 최근 코웨이 인수로 렌털 사업까지 확장했다. 넷마블의 핵심은 모바일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 '마블 퓨처 파이트', '세븐나이츠' 등 인기 타이틀을 서비스한다. 20여 개 개발 스튜디오를 보유하며 AI 기반 유저 분석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0년 코웨이 최대주주가 된 넷마블은 게임 빅데이터 노하우를 렌털 서비스에 접목하며 시너지를 추구한다. 이는 게임 매출(95% 이상) 중심에서 실물 구독경제로 사업 다각화를 상징한다.

  고졸 출신의 자수성가한 넷마블 창업주 방준혁(57) 의장이 현재 코웨이의 24.12%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방준혁 의장에 이어 중국의 텐센트 자회사 한리버인베스트먼트가 17.52%로 2대 주주이며, CJ ENM이 16.78%, 엔씨소프트가 6.80%를,국민연금공단이 6.0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텐센트는 최근 CJ ENM 지분 매각으로 지분 격차를 좁히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상위 3대 주주가 과반 이상 지분을 장악해 경영 의사결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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