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계, ‘메모리 팬데믹’ 속에서 맞이하는 새로운 전환점
CES 2026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최대 소비자 전자 전시회라는 상징성만 놓고 보면 여전히 기대감은 크지만, 올해 CES를 둘러싼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PC 산업은 지금 전례 없는 메모리 부족 사태, 이른바 ‘메모리 팬데믹’ 국면에 진입했고, 이 여파는 CES 2026의 발표 내용 전반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범용 DRAM, GDDR, LPDDR까지 전반적인 메모리 공급이 타이트해지면서, 소비자용 GPU와 PC 부품 출시 일정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미 2026년 1분기에는 광범위한 가격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이런 배경 속에서 CES 2026은 “무엇이 나올까”보다 “무엇이 안 나올까”를 먼저 따져봐야 하는 행사가 됐다.
1. NVIDIA, 게이머보다 AI가 우선인 CES
NVIDIA 기조연설은 여전히 가장 큰 관심사다. 젠슨 황의 CES 무대는 오랫동안 게이머에게 축제였지만, AI 붐 이후 NVIDIA의 중심축은 분명히 바뀌었다. RTX 50 시리즈조차 ‘AI 퍼스트’ 전략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현재로서는 CES 2026에서 RTX 50 SUPER 시리즈가 공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설령 상위 모델이 언급되더라도, 실제 출시는 2026년 3분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GDDR7 메모리 부족이다. 여기에 NVIDIA와 인텔이 추론용 워크로드에 범용 DRAM까지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게이밍 GPU에 쓸 메모리는 더욱 귀해지고 있다.
반면 AI 쪽에서는 풍성한 발표가 예상된다. 블랙웰 울트라의 양산 확대, 차세대 루빈 아키텍처의 로드맵, 랙 스케일 AI 클러스터, 네트워킹 기술, 그리고 Groq과의 협력까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분위기만 놓고 보면, CES보다는 GTC에 가까운 발표 구성이 될 수도 있다.
NVIDIA의 CES 2026 기조연설은 1월 5일 오후 1시(미국 서부 기준)에 진행된다.
2. Intel, 소비자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
이번 CES에서 가장 ‘PC다운’ 발표를 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인텔이다. Core Ultra 300, 코드명 팬서 레이크가 드디어 소비자 시장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팬서 레이크는 인텔의 첫 18A 공정 소비자 제품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인텔은 팬서 레이크의 성과를 통해 18A 양산 공정의 성공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CES는 파운드리 이야기를 하기엔 다소 어색한 무대지만, 인텔 파운드리가 받는 관심을 고려하면 18A와 향후 로드맵에 대한 언급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데스크톱 쪽에서는 애로우 레이크 리프레시, 즉 Core Ultra 200 Plus 라인업이 등장할 예정이다. 과거 리프레시 제품군이 의외의 성과를 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일정 수준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제품들은 차세대 노바 레이크로 넘어가기 전 과도기 역할을 하게 된다.
GPU 쪽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Xe3 기반 셀레스티얼 GPU는 아직 준비가 덜 됐고, 현실적인 카드는 Arc B770 Battlemage다. 중급 시장을 노린 이 GPU는 16GB GDDR6와 최대 32개 Xe2 코어 구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추론 특화 GPU인 Crescent Island(Xe3P)에 대한 추가 정보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인텔의 CES 기조연설은 1월 5일 오후 3시(미국 서부 기준)에 진행된다.
3. AMD, CPU와 AI 중심… GPU는 잠잠
AMD의 CES 2026 전략은 비교적 명확하다. CPU와 AI다. 노트북용으로는 Gorgon Point, 즉 Ryzen AI 400 시리즈가 중심에 선다. 기존 스트릭스 계열을 계승하면서, 코어 구성과 클럭, 내장 그래픽 전반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데스크톱에서는 Zen 5 기반 X3D 리프레시 CPU가 주력이다. Ryzen 7 9850X3D와 Ryzen 9 9950X3D2가 대표적이며, 게임 성능에서는 여전히 시장을 압도할 가능성이 크다.
GPU 쪽은 조용하다. RDNA 5는 2027년 중반 예정이어서, CES 2026에서 새로운 라데온 발표를 기대하긴 어렵다. 메모리 부족 상황을 고려하면, 기존 RX 9000 시리즈 물량 확보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대신 AI와 데이터센터 쪽에서는 강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Instinct MI400 가속기와 ROCm 진화, 그리고 차세대 EPYC Zen 6 ‘베니스’에 대한 언급이 예상된다. AMD는 이제 소비자와 서버, AI를 동시에 끌고 가는 기업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AMD CEO 리사 수의 기조연설은 1월 5일 오후 6시 30분(미국 서부 기준)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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