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양극화 심화… 2026년에는 가격 인상·용량 축소 불가피
2025년 4분기 PC DRAM 계약 가격이 분기 대비 38~43퍼센트 급등하며, 메모리 시장이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3분기 기록했던 8~13퍼센트 상승과 비교하면 훨씬 가파른 수준이다. DRAMeXchange에 따르면 상승 흐름은 12월 계약 협상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12월 기준 DDR4 8GB 계약가는 46.5달러로, 한 달 사이 18~23퍼센트, 분기 기준으로는 70~75퍼센트 상승했다. DDR4 16GB 역시 72달러까지 오르며 월간 8~13퍼센트, 분기 기준 50~55퍼센트 상승을 기록했다. 한편 DDR5는 DDR4 대비 가격 할인 폭이 3분기 2퍼센트에서 12월 기준 6퍼센트로 확대됐다.
가격 급등 여파로 주요 PC OEM은 이미 2026년 상반기 노트북 가격 인상 계획을 사전 통보하기 시작했다. 소식은 오히려 시장의 선구매 수요를 자극했고, 그 결과 2025년 4분기 노트북 출하량은 초기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OEM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3분기에 이미 조달 물량을 줄였던 티어2 OEM은 DRAM 재고가 빠르게 감소한 반면, 레노버·델·애플·ASUS 등 티어1 브랜드는 안정적인 조달을 유지하며 재고를 방어하거나 오히려 늘리는 데 성공했다. 4분기 말 기준 PC OEM 재고는 8~14주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분기 초 10~13주 대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모습이다.
12월을 기점으로 DRAM 공급사와 PC OEM은 2026년 장기공급계약(LTA)의 가격과 물량 협의를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다. 문제는 2026년 PC DRAM 생산량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공급사들은 전략 고객을 우선하기 위해 일부 고객에 대한 공급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영향으로 PC DRAM이 전체 부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5~10퍼센트에서 2026년 15~20퍼센트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일부 OEM들은 기본 메모리 구성을 16GB에서 8GB로 낮추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PC DRAM은 서버 DRAM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공급사는 저수익 PC DRAM 비중 확대에 소극적이며, 2026~2027년 LTA 협상에서는 과거 구매 이력과 향후 물량 성장 가능성을 훨씬 더 중요하게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공급사 가운데 마이크론은 클린룸 확보에 가장 큰 제약을 받고 있는 업체로 지목된다. 때문에 마이크론은 고객 선별을 가장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며, 일부 기존 LTA 고객에 대한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일부 PC OEM들은 직접 계약 대신 모듈 업체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문제는 공급사가 모듈 업체에 할당하는 물량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모듈 업체는 직접 계약 고객보다 훨씬 가파른 가격 인상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모듈 기반 조달에 의존하는 OEM의 원가 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공급사의 가격 결정력은 계속 강화되는 반면, PC OEM의 비용 구조는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DRAM 가격 상승은 향후 PC 판매 모멘텀을 약화시키고, 재고 감소를 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2026년 1분기 계약가 전망이다. 공급사가 제시한 초기 인상 요구는 분기 대비 50~60퍼센트로, 4분기보다도 훨씬 가파르다. 이는 협상 과정이 길어지기보다는, 제시 가격이 그대로 관철되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물 시장에서도 이상 신호는 분명하다. 12월 들어 DDR4와 DDR5 가격은 모두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이는 모듈 업체들이 기존 주문을 맞추기 위해 공격적으로 재고를 쌓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 트레이더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적인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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