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생애 첫 주택 매수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에서만 첫 집을 사는 인구가 크게 늘어나며 ‘서울 쏠림’ 현상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반이 불확실성 속에 관망 기조를 이어가는 분위기와 달리, 서울에서는 가격 상승 흐름과 정책 기대감,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등기자료와 관련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처음 취득한 사람은 6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1년 급등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시장이 한 차례 조정을 거쳤음에도 서울에 대한 주거·자산 선호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생애 첫 매수자 중 30대 비중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40대까지 합치면 상당수를 넘어서며 비교적 젊은 층이 다시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선 모습이 뚜렷하다. 월별 흐름을 살펴보면 상반기까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첫 매수자가 늘어나는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회’와 ‘리스크’ 공존… 추격 매수 경계도 필요
금리 부담 완화 기대와 더불어 일부 규제 완화 움직임이 맞물리며 매수 심리가 회복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지난 급등기 때 기회를 놓쳤다는 경험이 다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또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젊은 실수요층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전국 전체 생애 첫 매수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고, 수도권 외곽과 지방 대부분 지역에서는 첫 매입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가격 상승 기대가 제한적인 데다, 경기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당장 서둘러 집을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만 예외적으로 움직인 배경에는 가격 흐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송파·성동·광진 등 주요 지역은 20%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다.
강남권 평균 매매가격 역시 1년 사이 수억 원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이 “결국 서울만 확실하다”는 인식을 강화하며,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는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지방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보합 내지 약세가 이어지며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서울 집중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 일자리와 교육, 교통, 개발 기대감까지 모두 서울에 몰려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 흐름이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만큼, 단기 급등 기대감만을 좇은 무리한 추격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동시에 제기된다.
전국은 줄고 서울만 늘어난 역전 현상.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까지 서울로 몰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도권 편중과 지역 간 격차는 당분간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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