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한국은행 시무식에서 연 200억 달러 규모로 거론되는 대미 투자 집행과 관련해 “기계적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내가 한은을 떠난 뒤에라도 금융통화위원회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은은 금고지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미 투자 자금이 매년 정해진 규모로 자동 집행될 것이라는 시장 인식에 대해 선을 그은 발언이다.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해서도 과도한 상승 기대를 경계했다. 그는 “해외 투자은행들은 1480원 환율이 너무 높다고 본다”며 “대체로 1400원대 초반을 전제로 한 전망 보고서가 나오고 있는데, 국내에서만 원화가 곧 휴지조각이 될 것처럼 이야기한다”고 했다.
이어 “내국인의 기대가 환율 상승을 크게 드라이브하고 있다”며 “적정 환율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환율 상승의 상당 부분은 달러인덱스(DXY) 움직임과 괴리돼 기대가 작동한 결과”라고 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거시적 영향을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환헤지를 더 많이 해야 하고, 해외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것도 당연하다”고 했다.
또 “국민연금이 외채를 발행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겠다는 방안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하면 약 20% 수준의 환헤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국민연금을 활용한 외환시장 대응이 노후자금 수익률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은 그동안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기업 부담이나 고용에 미치는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서학개미 역시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하다고 판단해 해외로 나간 것이고, 국민연금도 수익률만 보면 각자 합리적 선택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나라 전체에는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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