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수다] 가격표 고친 테슬라, 시장은 곧바로 시끌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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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수다] 가격표 고친 테슬라, 시장은 곧바로 시끌벅적

프라임경제 2026-01-02 10:43:54 신고

[프라임경제] 테슬라는 늘 가격으로 말하는 브랜드다. 신차를 내놓을 때도, 경쟁이 치열해질 때도, 시장이 식어갈 때도 그렇다. 그리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가 또 한 번 가격을 내렸다. 많게는 940만원, 적게는 300만원. 숫자만 놓고 보면 '파격 할인'이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실제로 소비자 반응도 그랬다. "싸졌다"는 말이 가장 먼저 나왔고, 지난 주말 전시장은 금세 인산인해가 됐다.

그런데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늘 그렇듯, 단순한 세일 공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 브랜드는 한 번도 "할인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 대신 숫자를 바꾸고, 시장의 반응을 지켜본다. 

사실 테슬라는 지금 한국에서 예전과 같은 위치에 있지 않다. 한때는 '전기차=테슬라'라는 공식이 통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를 중심으로 국산 전기차가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전기차는 더 이상 기술 자랑의 대상이 아니라 실구매 비교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이런 환경에서 테슬라가 선택한 해법은 익숙하다. 브랜드를 설명하지도, 미래를 장황하게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가격을 조정한다. 이번 인하는 특정 모델 하나를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라인업 전반을 다시 놓는 작업에 가깝다.

중형 전기 세단 모델 3 퍼포먼스 AWD 모델은 기존 693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940만원 인하됐다. ⓒ 테슬라 코리아

대표적인 사례는 모델 3 퍼포먼스 AWD(6939만원→5999만원)다. 7000만원에 가까웠던 가격은 단숨에 6000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숫자가 무너지는 데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 그 순간, 이 차는 '수입 고성능 전기 세단'에서 '국산 고급 전기차와 비교 대상'으로 성격이 바뀐다.

모델 Y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6314만원→5999만원, 315만원)와 프리미엄 RWD(5299만원→4999만원, 300만원) 트림 모두 가격이 내려오며, 가장 경쟁이 치열한 구간으로 들어왔다. 테슬라는 일부러 가장 복잡한 곳, 가장 많이 비교되는 자리를 택했다. 피해 간 게 아니라 들어갔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할인 폭보다 방향이다. 테슬라는 가격을 낮추되, 아무데나 내리지 않았다. 보조금이 줄거나 사라지는 경계선 바로 아래에 트림을 다시 놓았다. 겉으로는 수백만 원이지만, 실제 체감가는 그보다 더 크게 떨어진다. 숫자만 보면 할인 같지만, 구조를 보면 설계에 가깝다.

"테슬라는 왜 항상 이렇게 할까?"

이쯤 되면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답은 어쩌면 간단하다. 테슬라에게 한국은 단순한 수입 판매처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처럼 판매량이 압도적인 시장은 아니지만, 가격에 민감하고 보조금 구조가 뚜렷한 곳이다. 이 브랜드가 가격 전략의 반응을 보기에는 꽤 좋은 시험대다.

지난해 4월 국내에 출시된 New Model Y. ⓒ 테슬라 코리아

물론, 모두가 박수를 치는 건 아니다. 이미 테슬라를 구매한 고객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나온다. 특히 고가에 차를 샀던 고객일수록 "그럼 나는 뭘 믿고 이 차를 샀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가격 방어에 대한 신뢰, 중고차 잔존가치에 대한 불안도 따라붙는다. 테슬라가 가격을 내림으로써 나올 수밖에 장면이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멈추지 않는다. 이 브랜드는 '신뢰를 지키기 위해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보다 '시장을 움직이기 위해 가격을 바꾸는 방식'을 택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 선택은 현대차와 기아에게도 가볍지 않다. 다만 국산 브랜드가 테슬라처럼 바로 가격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이미 보조금 최대치를 전제로 가격이 짜여 있고, 원가와 마진 구조도 다르다. 테슬라는 가격을 더 내릴 수 있지만,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더 멀리 보면 이번 가격 인하는 국내에서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국 전기차를 의식한 움직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기준선을 먼저 낮춰버리는 방식이다. 출발점을 스스로 정하겠다는 태도다.

결국 테슬라는 이번에도 이렇게 말하고 있는 셈이다. "설명은 필요 없다. 숫자를 보라"고. 가격을 내렸다고 해서 존재감까지 낮아진 건 아니다. 오히려 테슬라는 다시 한 번, 이 시장에서 여전히 판을 읽고 먼저 움직이는 브랜드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좋든 싫든, 테슬라를 중심으로 시장이 반응하는 구조는 아직 유효하다.

그래서일까.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늘 할인처럼 보이지만, 끝내 전략으로 기억된다. 이 브랜드는 여전히, 말 대신 숫자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테슬라는 늘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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