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고민이 빚어낸 해답, ‘수포자’ 없는 세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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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고민이 빚어낸 해답, ‘수포자’ 없는 세상을 꿈꾸다

이슈메이커 2026-01-02 10:27: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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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20년의 고민이 빚어낸 해답, ‘수포자’ 없는 세상을 꿈꾸다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 ‘수포자(수학 포기자)’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한다.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과 획일화된 진도 맞추기식 수업이 낳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수학은 원래 어렵고 재미없는 과목’이라는 편견 속에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문제 풀이 기계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척박한 교육 환경 속에서, 20년 넘게 현장을 지켜온 한 베테랑 강사가 “기술이 교육의 맥(脈)을 짚으면 결과는 달라진다”는 신념으로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교육 일선에서 수많은 학생을 가르치며 느꼈던 한계와 갈증을 ‘에듀테크’라는 새로운 그릇에 담아낸 (주)큐엔에이에듀의 남궁영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솔루션 ‘ANIMATH AI(애니매스 AI)’를 통해 결과 중심이 아닌 ‘이해의 과정’에 집중하는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화려한 입시 실적 뒤에 가려진 아이들의 ‘무표정’
남궁영 대표는 사교육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수학 강사로 활동하며 소위 ‘학구열’이 높다는 대치동과 목동, 분당 등지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남들이 보기엔 성공한 학원장이자 유능한 강사였지만, 정작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었다. 바로 아이들의 ‘표정’이었다.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아이들이 학원에 들어올 때부터 표정이 어둡습니다. 배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입시에서 높은 점수를 따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들을 짓누르고 있었죠. 그런데 학년을 낮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가르쳐보니 눈빛이 달랐습니다. 그 아이들은 학습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어했거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건 과목의 문제가 아니라, 수동적인 학습 방식 때문이라는 것을요.”


  남궁 대표는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를 ‘수동적 학습’에서 찾았다. 칠판 앞에서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쏟아내고 아이들은 그것을 받아적기만 하는 주입식 수업에서는 배움의 즐거움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면 스스로 하게 되고, 스스로 하면 실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리를 가슴에 품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수학을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을지 치열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주)큐엔에이에듀는 ‘수포자(수학 포기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인공지능(AI) 솔루션 ‘ANIMATH AI(애니매스 AI)’를 개발했다. ⓒ(주)큐엔에이에듀
(주)큐엔에이에듀는 ‘수포자(수학 포기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인공지능(AI) 솔루션 ‘ANIMATH AI(애니매스 AI)’를 개발했다. ⓒ(주)큐엔에이에듀

 

‘칠판’을 넘어 ‘애니메이션’으로, 그리고 ‘AI’로
고민 해결의 실마리는 그가 운영 중인 사고력 수학 학원 ‘CMS’를 통해 찾을 수 있었다. 교사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이 대답하며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소크라테스식 발문법’ 수업에서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참여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이는 학생 스스로 문제를 푸는 원리를 터득하고 풀도록 유도하는 방식인데, 많은 정보를 앞에 두고 그저 고급 기술을 쓰는 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거라 믿는 대신,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방법론으로 스스로 진리를 검증하고 엄정하게 생각하는 힘을 강조하는 셈이다. 마치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시민들의 실리적 요구에 부응해 학문적 진리 대신 출세 지향적 언변 중심 기술을 전수한 소피스트와 달리, 논박과 산파술을 통해 ‘아레테(arete)’를 추구하고자 한 소크라테스의 대립과도 유사해 보인다.


  남궁 대표는 이 방식을 초등 과정을 넘어 중·고등 과정에도 접목하고자 했다. 그렇게 시작한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애니메이션 수업’이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딱딱한 판서 수업 대신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해 수업에 활용했다. 처음에는 “선생님과 눈을 맞추지 않는 영상 수업이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칠판에 분필로 글씨를 쓰는 그 짧은 시간에도 아이들의 집중력은 흐트러집니다. 하지만 속도감 있는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기에 충분했죠. 무엇보다 영상 속에서 질문이 던져지고 화면이 멈추면, 아이들이 저에게 대답하듯 자유롭게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20년 넘게 수업했을 때보다 훨씬 높은 참여도를 보여준 겁니다.”


  하지만 영상 수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바로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격차’였다. 수학은 위계성이 강한 학문이라 이전 단계의 개념이 정립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를 이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이차함수를 배우려면 일차함수의 개념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현실의 교실 수업에서는 진도를 나가느라 낙오되는 아이들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 남궁 대표는 “이 지점에서 AI가 선생님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선생님이 물리적으로 해결해 줄 수 없는 개인별 맞춤 학습, 즉 ‘빈틈 메우기’를 인공지능 기술로 구현해 보자는 결심이었다.

 

‘ANIMATH AI(애니매스 AI)’는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거나 유사 문제를 추천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이 문제를 풀다가 막히는 지점의 ‘근본 원인’을 찾아준다. ⓒ(주)큐엔에이에듀
‘ANIMATH AI(애니매스 AI)’는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거나 유사 문제를 추천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이 문제를 풀다가 막히는 지점의 ‘근본 원인’을 찾아준다. ⓒ(주)큐엔에이에듀

 

막히는 ‘원인’을 찾아주는 내 손안의 과외 선생님, ‘ANIMATH AI’
큐엔에이에듀가 개발한 ‘애니매스 AI’는 기존의 문제 풀이 앱과는 결이 다르다.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거나 유사 문제를 추천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이 문제를 풀다가 막히는 지점의 ‘근본 원인’을 찾아준다.


  “저희는 AI가 영상 속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답변해 주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가령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이 왜 사랑에 빠졌어?’라고 물었을 때, 단순히 원론적인 답변을 하는 게 아니라 드라마의 상황을 인지하고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이처럼 애니매스 AI는 영상 속 내용을 인식합니다. 학생이 이차함수 수업을 듣다가 이해를 못 해 질문하면, AI는 즉시 이 학생에게 부족한 일차함수의 기울기 개념 영상을 추천해 줍니다. 1:1 과외 선생님처럼 학생의 취약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최적의 학습 경로를 다시 설계해 주는 것이죠.”


  이를 위해 남궁 대표는 7년간 축적한 3,500개 이상의 독점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AI에 학습시켰다. 박사 출신의 개발진들과 협업하여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고,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증 테스트에서 학습 이해도 91%, 집중도 81% 향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재는 오프라인 학원들과 제휴해 B2B 모델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완성도를 높여 향후 B2C 온라인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남궁영 대표는 정해진 정답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과 ‘질문의 즐거움’을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주)큐엔에이에듀
남궁영 대표는 정해진 정답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과 ‘질문의 즐거움’을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주)큐엔에이에듀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가 결국 수학을 잘하게 됩니다”
남궁영 대표의 교육 철학은 확고하다. ‘창의와 성취, 그리고 나눔’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수학을 잘하는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가 결국 수학을 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억지로 하는 공부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임이나 운동처럼 수학도 재미를 느끼면 시키지 않아도 하게 됩니다. 저희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점수를 쥐여주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라는 과목이 가진 즐거움을 되찾아주는 것입니다. 애니매스 AI를 통해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언제든 질문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길 바랍니다.”


  큐엔에이에듀는 단순한 영리 기업을 넘어 ‘교육 불평등 해소’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도 꿈꾸고 있다. 지역적·환경적 요인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소외 계층 아이들에게 애니매스 AI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는 것이 남궁 대표의 바람이다.

티칭(Teaching)을 넘어 코칭(Coaching)의 시대로
한편 남궁 대표는 미래 교육의 방향성이 ‘티칭’에서 ‘코칭’으로 변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은 AI가 사람보다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는 것이다. 그는 “3~5년 안에 AI가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개인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인간 선생님의 역할은 지식 전달자가 아닌, 아이들의 정서를 보듬고 학습 방향을 잡아주는 ‘매니저’이자 ‘코치’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큐엔에이에듀는 그 변화의 흐름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고자 한다. 수학의 특정 영역을 넘어 교과 외 과정까지 지원을 준비하며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고, 향후 과학이나 영어 등 다양한 과목으로 커리큘럼을 확장해 명실상부한 ‘AI 교육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20년 전, 막연하게 꿈꿨던 이상적인 교육이 기술을 만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확신을 얻습니다. 사교육 종사자지만, 역설적으로 사교육이 필요 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기술로 교육의 빈틈을 메우고, 사람의 온기로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 그것이 제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습니다.”


  정해진 정답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과 ‘질문의 즐거움’을 돌려주고 싶다는 남궁영 대표. 그의 진심이 담긴 애니매스 AI가 만들어갈 교실의 풍경은 잿빛이 아닌 총천연색의 활기로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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