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조성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거점 ‘서울핀테크랩’이 글로벌 진출과 투자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공공 액셀러레이팅 모델의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단순 입주 공간을 넘어, 성장 단계별 지원과 투자·해외 진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이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핀테크랩 입주기업의 누적 매출은 2018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8,662억 원, 누적 투자유치는 5,29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고용 인원은 4,621명에 달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 속에서도 일정 수준의 성장 지표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핀테크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지원 거점을 분리 운영하고 있다. 창업 초기 기업은 마포에 위치한 ‘제2서울핀테크랩’에서 보육하고, 일정 궤도에 오른 기업은 여의도 ‘서울핀테크랩’에서 스케일업과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는 구조다. 발굴부터 해외 진출까지 연결하는 이원화 체계가 핵심이다.
2025년 1~3분기 기준으로만 보면, 입주기업들은 매출 2,158억 원, 투자유치 712억 원, 신규 고용 595명을 기록했다. 핀테크 기반 글로벌 HR 솔루션 기업 맥킨리라이스는 단일 투자 라운드에서 125억 원을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 175억 원을 확보했다.
서울핀테크랩은 2025년 한 해 동안 입주기업 117곳과 멤버십 기업 38곳 등 총 155개사를 지원했다. 멘토링과 컨설팅은 337건 진행됐고, 이 가운데 86개 기업이 사업화 역량 강화 성과를 냈다. 금융사와 대·중견기업을 잇는 사업 연계도 33건 성사됐다.
신한은행과 공동 운영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피노베이션 챌린지’는 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 프로그램임에도 시장 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해석된다.
글로벌 진출 성과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서울핀테크랩은 2025년 10월 열린 ‘머니20/20 미국’에서 파트너십 미팅 174건을 주선했다. 이 과정에서 약 463억 원 규모의 투자 논의와 2,151억 원 규모의 기술 협상이 진행됐다.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FF)에서는 비즈니스 미팅 165건, 투자 제안 20건, 기술검증(PoC) 논의 70건이 이어졌다. 전시 참가에 그치지 않고, 후속 논의까지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해외 파트너십 58건, 해외 매출 131억 원, 해외 법인 설립 8건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기술 경쟁력도 글로벌 무대에서 확인됐다. 서울핀테크랩 입주기업 크로스허브와 고스트패스는 CES 2026에서 각각 핀테크 부문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수상했다.
크로스허브는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과 결제를 결합한 ‘Financial Passport’를 선보였다. 단일 신원 토큰으로 KYC부터 전자지갑, 결제까지 연동하는 구조다. 해외 방문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면서 기업의 인증·결제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고스트패스는 개인정보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온디바이스 구조의 비대면 인증·결제 솔루션 ‘GhostPass CityFlow’를 공개했다. 생체 인식만으로 인증과 결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교통·의료·금융 등 오프라인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혔다. 이 기업은 3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두 사례 모두 해외 전시, 글로벌 IR, 규제·보안 컨설팅 등 단계별 지원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핀테크랩은 2025년 금융사 및 대·중견기업과 PoC 논의 10건, PoC 7건, 상용화 도입 2건을 만들어냈다. 입주기업 겜퍼는 IM뱅크와 모임통장 개설 PoC를 진행해 100개 이상의 계좌를 개설하며 서비스 도입 가능성을 확인했다.
투자 연계 측면에서는 XRPL Korea 운영사 카탈라이즈 리서치와 협력해 기업당 최대 2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VC·AC 풀도 50여 곳으로 확대했다. 다만 실제 투자 집행과 지속적인 매출 전환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관건으로 남는다.
서울은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종합 10위, 핀테크 부문 8위를 기록했다. 2020년 18위, 2023년 11위에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서울시는 이를 핀테크 생태계 경쟁력의 결과로 보고 있다.
2026년부터 서울핀테크랩은 기업 지원 구조를 ‘자금 연계형 성장체계’로 개편할 계획이다. 데모데이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과제 발굴부터 투자·구매까지 잇는 연속 구조로 재편하고, 임베디드 파이낸스·디지털 자산·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STO) 등 신성장 분야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은 “2025년은 핀테크 기업의 성과가 수치와 사례로 확인된 해였다”며 “앞으로도 투자와 사업화, 글로벌 진출을 연결하는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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