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이번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검증의 기준을 높이지 않으면 더 큰 대가를 치른다’는 문제의식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들이 보인다.
대통령 지지율이 유지되는 지금이야말로 내부를 더 엄격하게 들여다보고, 관행처럼 반복돼 온 공천의 허점을 끊어내야 한다는 인식이 당 지도부와 국정 최고 책임자 사이에서 묵시적 공유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대통령은 연달아 통일교와 신천지 문제를 정청래 대표는 당내 공천의혹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보이고 있는 측면이다.
역대 지방선거를 돌아보면 후보 검증은 언제나 철저하게 의혹과 비리, 도덕성 논란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고 말해왔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특히 재선, 삼선을 노리는 현직 단체장들의 경우 막강한 조직력과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별다른 제동 없이 다시 후보가 되는 장면이 반복돼 왔다. 검증은 형식에 머물렀고, 문제 제기는 선거 국면에서 번번이 힘을 잃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인물들에게 이미 제기돼 있던 각종 의혹과 비리 논란은 “선거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덮이거나 뒤로 밀렸다. 지역에서 오래 쌓아온 인맥과 지지층, 그리고 ‘현직 프리미엄’은 검증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래서 지방선거는 새로운 인물을 평가하는 무대라기보다, 기존 권력을 재확인하는 절차로 흐른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관행이 단기적으로는 선거 승리를 가져왔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워왔다는 점이다. 선거가 끝난 뒤 뒤늦게 불거진 비리 사건과 수사, 재판은 늘 같은 질문으로 이어졌다.
왜 후보 검증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했느냐는 물음이다. 그때마다 정치권은 “그땐 몰랐다”거나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시선은 점점 더 냉정해졌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될 사람’ 위주의 공천, ‘이길 수 있는 사람’ 중심의 판단이 반복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다음 선거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특히 재선·삼선 단체장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면, 검증의 공백은 결국 정권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헌금과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온 ‘눈감기 공천’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지방선거 승패와 무관하게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국면에서 강조하는 기준과 원칙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우산이 있는 시점에 내부 검증을 강화하지 않으면, 그 우산이 사라진 이후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정치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단순히 한 번의 선거가 아니다. 누가 다시 후보가 되느냐, 어떤 의혹이 걸러지고 어떤 문제는 묵인되느냐에 따라 정치의 신뢰 구조가 달라진다.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재선, 삼선이라는 이유로 검증을 비켜 가는 관행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의혹이 있는 후보를 과감히 배제하는 선택은 당장 불리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선택이 쌓일수록 유권자에게는 분명한 메시지로 남는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신호, 그리고 정치가 스스로를 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기록이다.
지방선거의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에도 국민이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정당으로 남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번 선거는 그 갈림길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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