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치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317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2024년 231만 명) 대비 37.4% 증가한 규모다. 2024년 11월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중국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된 결과다.
같은 기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여행지인 일본은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다. 일본 방문객은 2024년 882만 명에서 2025년 924만 명으로 4.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베트남과 태국은 각각 3.9%, 13.6% 감소했다. 업계는 동남아 일부 지역의 치안 이슈와 여행 환경 변화가 수요 위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무비자 정책을 계기로 수요 회복 속도가 빠르며 주변 경쟁국과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는 평가다.
업계는 중국 여행 수요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무비자 정책을 꼽는다. 비자 발급에 따른 비용과 행정 부담이 사라지며 단기 여행 수요가 늘었고, 주말을 활용한 2~3일 일정의 ‘밤도깨비 여행’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항공 접근성이 좋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짧고 가벼운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났다는 의미다.
주요 여행사의 중국 송출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인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따르면 중국 노선 이용객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다른 지역 노선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가운데 중국만 상대적으로 선전하며 무비자 정책 효과가 실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투어의 2025년 3분기 지역별 패키지 판매 현황을 보면 중국 지역 비중은 전년 대비 확대됐다. 하나투어는 “추석 연휴 시점 이동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이용객이 감소했지만 중국은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추석이 3분기에 있었고 올해는 4분기로 이동한 점이 수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모두투어 역시 중국 수요 증가세가 가파르다. 2025년 11월 중국 송출객은 전년 대비 47.3% 급증했다. 10월(12.5%), 9월(3.3%) 등에서도 꾸준한 증가 흐름을 보였다. 무비자 정책이 처음 시행된 직후인 2024년 11월과 12월에는 각각 62%, 76% 늘며 반등의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다른 해외 여행지에 비해 환율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비행 시간이 짧은 근거리 시장”이라며 “비용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무비자 정책이 더해지며 여행자들의 선택지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 수요의 성격 변화도 감지된다. 무비자 시행 이후 개별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한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패키지 중심이던 기존 중국 여행 시장과 달리 자유여행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짧은 일정, 저비용, 고빈도 여행이 중국 노선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중국 정부는 무비자 정책을 연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국과 일본 등 45개국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조치 시한을 올해 12월 31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 여권 소지자는 관광, 친지·친구 방문, 교류 방문, 환승 등의 목적으로 30일 이내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다. 업계는 무비자 연장이 중국 여행 수요 회복세를 당분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