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99명 이어 이번엔 88명…'美압박에 유화적 대응' 관측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고강도 압박을 받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일주일 새 두 번째로 수십명 규모 정치범을 석방했다.
베네수엘라 교정부는 1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2024년 7월 28일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사회 불안정화를 꾀하고자 극단주의적 폭력 행위를 한 88명을 추가로 풀어줬다"며 "이는 평화와 정의 실현이라는 정책 방향에 근거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절을 전후해 99명을 석방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나온 조처다.
2013년 정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의 부정 개표 논란 속에 지난해 1월 3번째 집권(임기 6년)을 시작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중심으로 한 베네수엘라 야권은 그러나 실제 득표에서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며 수도 카라카스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공권력을 동원한 마두로 정부의 강력 진압 과정에서는 28명이 숨지고 약 2천400명이 체포됐다.
현지 대표적 인권 단체인 '포로페날'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적 이유로 자의적으로 구금됐던 45명의 석방을 확인했다"며 "다른 가능성 있는 사례에 대해선 계속 확인할 것"이라고 썼다.
현지 인권단체인 포로페날 홈페이지를 보면 베네수엘라에는 지난해 12월 29일 기준 863명이 정치적 이유로 수감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미 정부의 군사행동 위협에 직면해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려 애써 왔다.
지지자들과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Imagine)을 합창하거나, 미국의 유조선 억류를 규탄하는 집회에서 '돈 워리, 비 해피'(Don't worry, be happy) 노랫말을 흥얼거리는 등 미국의 압박을 국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미군 포함)는 카리브해에 대규모 군사력을 집중시킨 데 이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판단한 선박을 공격해 100명 안팎 사살했다. 또 원유로 가득 찬 유조선 최소 2척을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나포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야권 지도자 마차도는 대선 후보였던 곤살레스와 함께 전날 인스타그램에 송년 메시지 동영상을 게시해 지지자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마차도는 "2026년은 베네수엘라에서 자유가 공고해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2025년에 올바른 길을 걸었으며 이제 곧 국가에 결정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