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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오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 오르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6이 내건 슬로건은 ‘혁신가들이 등장한다’이다. 세계 4500여 개 기업이 모여 AI를 비롯한 로보틱스와 스마트홈,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공간 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 경쟁에 나선다. AI와 블록체인, 양자 기술을 모아 놓은 ‘CES 파운드리’ 코너도 새로 선보인다.
CES 주최기관인 미국 CTA(소비자기술협회) 게리 샤피로 회장의 저서 ‘피벗 오어 다이’(Pivot or Die) 한국어판을 출간한 이동기(사진) 코엑스 상임고문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CES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고 싶다면 ‘피벗’ 마인드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정보와 지식을 활용해 언제든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의 방향을 바꾸는 과감성과 기민함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40년 넘게 CTA를 이끌며 CES를 세계 최고 ‘트레이드 쇼’로 키운 샤피로 회장의 전략과 경험을 꼼꼼히 분석한 이 고문이 제안하는 ‘CES 100배 활용법’이다. 이 고문은 “CES도 피벗을 통해 성장했다”며 2012년 30개로 시작해 13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매년 참가하는 ‘유레카관’, 2021년 코로나19 사태에서 택한 ‘올 디지털’(all digital) 이벤트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한국무역협회 초대 혁신성장본부장과 코엑스 대표를 지낸 이 고문은 30여 년간 중소·벤처기업의 판로 개척 도우미로 활동했다. 작년 3월 임기 3년 코엑스 대표직을 마치고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엔 대학, 지자체를 돌며 전시 마케팅 일타 강사로 전국을 누비고 있다. 샤피로 회장과는 UFI(세계전시연맹) 이사로 활동하며 맺은 인연이 그의 저서를 한국어판으로 출간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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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뒤집는 혁신 경영의 기술’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에선 스타트업 등 기업과 정부, 개인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에 필요한 생존 전략으로 ‘피벗’을 제시하고 있다. 이 고문은 “피벗 전략은 본래의 가치나 목적은 유지하면서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CES가 콘셉트와 지향점을 제품과 기술을 사고파는 ‘마켓 플레이스’에서 정보기술(IT)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담론 플랫폼’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에 맞춰 CES를 다양한 바이어로부터 제품, 기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반응 등 ‘피드백’을 얻는 기회로 삼으라고 주문했다. 그는 “부스를 차린 기업들은 계약에만 관심을 두고, 참관 기업들은 말 그대로 보는 데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뒤 “질문하고 답을 얻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양질의 피드백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CES가 중요한 이벤트인 건 맞지만, 막연한 환상과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분위기에 휩쓸려 아무런 준비 없이 CES 참가 자체에만 의미를 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고문은 “무조건 CES만 바라보지 말고, 국내나 중국, 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 열리는 행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어떤 행사든 어디에서 어떤 기업과 바이어가 얼마나 참여하는지 파악해 맞춤 전략을 짜면 마케팅 기회와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내 뜨거운 CES 열풍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봤다. 중국 다음으로 높은 대미 수출 비중, 다양한 제조업 기반 산업 구조를 볼 때 한국은 밀접한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이 고문은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처럼 오히려 CES를 면밀히 분석해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늘리는 창구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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