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한 그릇 위에 김 고명을 올리면 맛의 인상이 달라진다. 담백한 국물 위에 김이 더해지면 고소한 향이 퍼지고, 한 숟갈을 뜰 때마다 맛의 결이 살아난다. 문제는 그 시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다. 바삭하던 김은 뜨거운 떡국 위에 올라가는 순간 금세 눅눅해진다. 김 고명의 매력을 끝까지 살리고 싶다면, 올리는 방식과 준비 과정부터 달라져야 한다.
김이 눅눅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뜨거운 국물에서 올라오는 수증기 때문이다. 김은 수분에 특히 약한 식재료라, 공기 중의 습기만으로도 빠르게 질감이 변한다. 떡국처럼 김이 직접 닿지 않아도 수증기가 계속 올라오는 음식 위에서는 바삭함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렵다. 그래서 김을 바삭하게 먹기 위해서는 수증기를 피하는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
유튜브 '혼자먹는집밥'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김을 미리 올리지 않는 것이다. 떡국을 상에 내기 직전에 김을 올리거나, 아예 김을 따로 담아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얹는 방식이 좋다. 보기에는 조금 번거로워 보일 수 있지만, 김의 식감을 생각하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가족이 함께 먹는 자리라면 김을 작은 접시에 담아 각자 올려 먹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의 상태도 중요하다. 시중에서 파는 조미김은 이미 기름과 양념이 더해져 있어 수분을 더 빨리 흡수한다. 떡국 고명으로는 기름을 바르지 않은 마른 김이 더 적합하다. 마른 김을 사용하면 눅눅해지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국물 맛을 해치지 않는다. 조미김을 쓰고 싶다면 팬에 살짝 더 구워 수분을 한 번 더 날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을 부수는 시점도 바삭함에 영향을 준다. 미리 잘게 부숴 두면 공기와 닿는 면적이 넓어져 금세 눅눅해진다. 김은 가능한 한 먹기 직전에 손으로 부수는 것이 좋다. 큰 조각 상태로 두었다가 올리는 순간에만 잘게 찢으면 바삭한 식감을 조금 더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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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효과적인 방법은 김을 국물 위가 아닌 떡 위에 올리는 것이다. 떡국을 담을 때 떡이 어느 정도 국물 위로 보이게 담고, 그 위에 김을 얹으면 김이 직접적인 수증기를 덜 받는다. 완전히 바삭함을 유지할 수는 없지만, 국물 표면에 바로 올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여기에 계란 지단이나 파 고명을 먼저 올린 뒤 그 위에 김을 얹으면 김과 국물 사이에 한 겹의 완충층이 생긴다.
김을 조금 더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김 가루’ 대신 ‘김 칩’에 가깝게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른 김을 손으로 크게 찢어 팬에 아주 짧게 한 번 더 구워내면 수분이 완전히 날아가 바삭함이 살아난다. 이 상태의 김은 떡국 위에 올려도 눅눅해지는 속도가 느리다. 단, 불을 오래 쓰면 쓴맛이 날 수 있으므로 팬에 올렸다가 바로 내리는 정도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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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도 중요하다. 김은 사용 직전까지 밀폐 용기에 넣어 두고, 습기가 많은 주방에서는 뚜껑을 자주 열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미 눅눅해진 김은 아무리 좋은 방법으로 올려도 바삭함을 살리기 어렵다. 떡국을 끓이기 전에 김 상태부터 점검하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떡국 고명으로 올리는 김은 주연은 아니지만, 한 그릇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바삭함이 살아 있을 때 김은 고소함을 더하고, 국물 맛을 정리해준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김을 어떻게 준비하고 언제 올리느냐에 따라 떡국의 인상은 크게 달라진다. 뜨거운 떡국 위에서도 김을 조금이라도 더 바삭하게 즐기고 싶다면, 그 답은 조리 기술이 아니라 타이밍과 순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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