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6년 새해를 맞이한 가운데 국민들의 경제 체감 온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다수 국민은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2026년 경기 전망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4%가 "현재보다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33.8%)을 12.6%포인트 앞선 수치로, 오차범위를 넘어선 격차다.
일부 산업에서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음에도, 제조업 전반의 부진과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경기 심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가능성 등 대외 변수에 대한 우려가 소비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보면 체감 경기 전망의 온도차는 더욱 뚜렷하다.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53.8%로 과반을 넘겼지만, 대구·경북(어려워질 것 60.8%)과 부산·울산·경남(52.8%) 등 주요 권역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호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경기 악화 인식이 앞선 셈이다.
이념 성향에 따른 인식 차이도 극명했다. 보수 성향 응답자의 71.1%는 2026년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봤지만, 진보 성향 응답자 중에서는 59.0%가 오히려 경기 개선을 기대했다. 중도층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다소 많았으나, 긍정 전망과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연령대별로는 50대에서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이 우세했던 반면, 18~29세 청년층과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절반 이상이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해 세대 간 체감 격차도 확인됐다.
국민들이 꼽은 2026년 정부의 최우선 경제 과제는 단연 '물가 안정'이었다. 응답자의 29.4%가 물가 문제를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목했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가계 부담이 누적된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어 △기업 규제 완화와 투자 활성화(15.9%) △수출 경쟁력 강화 및 신산업 육성(12.8%) △일자리 및 고용 확대(12.0%) △가계부채·금리 부담 완화(10.9%) 순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소상공인 지원과 청년·미래세대 정책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실물 경제에 대한 인식은 냉랭했지만, 증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남아 있었다. 2026년 중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48.7%로, 42.5%의 "가능성 없다"는 응답을 소폭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와 서울, 부산·울산·경남에서 낙관론이 우세했으며, 대구·경북에서는 비관적 인식이 더 강했다. 연령대별로는 40~60대에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이념 성향별로도 차이가 뚜렷했다. 보수층에서는 코스피 5000 돌파 가능성을 낮게 본 반면, 진보층에서는 "가능성 있다"는 응답이 70%를 넘겼다. 중도층은 긍·부정 의견이 팽팽했다.
향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동산 정책 방향으로는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규제 완화'가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응답 비율은 25.1%로,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났다.
뒤이어 △다주택자·투기 수요 규제 강화(21.7%) △무주택자·청년 대상 공공주택 공급 확대(13.6%)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13.4%) △지방·비수도권 주거 환경 개선(12.6%)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꼽은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반적으로 이번 조사결과는 2026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물 경제에 대한 체감은 냉각돼 있는 반면, 증시와 일부 정책 영역에서는 제한적인 기대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의 방향성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 회복이 체감 경기를 좌우할 것이라며, 물가안정과 투자환경 개선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소비심리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12월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5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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