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은 작가들의 창작 발표 활동을 지원하는 ‘2025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신진부문’ 선정 작가인 유리공예가 최상준(CHOI Sangjun)의 개인전 ‘Beard and hat’을 오는 2026년 1월 18일까지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최상준 작가는 유리를 매개로 자신의 정체성을 투영한 자화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작인 ‘Beardman 시리즈’는 온몸이 수염으로 뒤덮인 둥근 몸체 위에 다양한 형태와 색감의 모자가 결합된 ‘합(盒)’ 구조를 띤다. 이 구조는 ‘열림과 닫힘’, ‘유연함과 고정됨’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품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자아와 내면에 숨겨진 자아 사이의 긴장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 ‘Beard and hat’은 사회 속에서 형성되는 ‘나’의 성격과 감정 구조에 주목한다. 내성적이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성향 탓에 겉으로는 단단하고 차분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표현 욕구와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켜켜이 쌓여가는 이중적인 감정의 층위를 공간 연출을 통해 풀어낸다. 윈도우 갤러리에 설치된 ‘Beardman 시리즈’는 얼굴, 수염, 모자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따뜻한 질감과 색감을 통해 관람객이 연말·연시의 차분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마주하도록 이끈다.
작품은 유리 블로잉(blowing), 콜드 워킹(cold working), 케인(cane), 샌드블라스팅(sandblasting) 등 다양한 유리공예 기법을 활용해 제작된다. 블로잉으로 형태를 완성한 몸체와 모자 위에 콜드 워킹 기법으로 무늬를 새겨 얼굴의 표정을 표현하고, 케인 기법을 응용해 모자에 다채로운 줄무늬 패턴을 형성한다. 마지막으로 샌드블라스팅을 통해 표면을 부드럽게 처리함으로써 작품에 따뜻한 촉감을 더했다. 작가는 향후 더욱 다양한 형태와 패턴의 모자를 통해 감정과 무의식을 상징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전주희 공진원 공예진흥본부장은 “최상준 작가에게 자화상 제작은 곧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성찰의 과정”이라며 “작가로서의 긴 여정을 준비하며 만나는 사람들과 정보 속에서 형성되는 정체성의 순간들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의 마지막 윈도우 전시를 통해 익살스러운 ‘Beardman 시리즈’가 전하는 밝은 에너지를 관람객들과 함께 나누길 기대하며, 내년에도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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