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유정 작가] 어느 날 연락을 받았다.
“은정(유정의 본명), 나 사진 공모에 당선됐어. 연말에 전시가 있어...!”
오랜만이었다. 그렇게 말갛고 깨끗한 기쁨은.
이 기쁨을 전한 그는 사진과 영상촬영을 하던 이인데, 전시 혹은 자신의 취향을 내보인다에 대한 미지의 형태를 꿈꿔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이 드디어 실체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런 그를 축하하며 기분이 묘했다. 첫 번째 전시 때 무슨 기분이었는지 가물가물했기 때문이다.
나, 벌써 첫 번째 전시를 잊고 있었나? 그것이 특별했나? 긴장을 많이 했던가? 그때 했던 작업은 얼마나 즐거웠지? 무엇을 위해 여기로 뛰어들기 시작했던 거지? 무엇을 위해...?
불과 몇 년 사이, 유정으로서의 활동은 신체의 여섯 번째 손가락이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것인지, 중간에 이식을 한 것이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대다수가 인식하는 자연스러운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없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있으면 이질적인 상태와 비슷한 느낌이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필요하고 특별한 그런 상태.
이 기이한 생각을 정리하고 보니, ‘처음’의 특별함과 가치를 언제든 증명할 줄 알아야 한다는 근거 없는 생각을 지녀왔구나 싶어 글을 쓰던 손이 멈칫했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처음이 감동적이거나 굉장할 필요는 없다. 그저 그 순간이 어떠했는지 기록할 가치를 스스로가 인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유정의 첫 번째 전시에 썼던 문구를 찾아내었다.
“어느 지점에서 시작이 되는지 모르겠다. 다만, 어느 지점이든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다시 들춰본 것에 감사하며 ‘당신의 첫 전시는 어땠나요?’에 답을 해본다.
“그것은 지금을 시작하기 위한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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