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를 지지한 위원들조차 판단이 쉽지 않았음을 토로한 가운데, 고물가 국면에서 추가 완화에 나설 경우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가 의심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30일(현지시간)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9~10일)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most)의 참가자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시간을 두고 하락한다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부(some) 참가자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한 이후 당분간(for some time) 목표 범위를 변동 없이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책 경로를 둘러싼 시각차가 뚜렷했음을 드러냈다.
특히 “소수(a few)”의 참가자는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최근 단행된 인하 조치가 노동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지연 효과를 평가할 시간을 벌어주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더 확실한 신호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FOMC는 12월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FFR) 목표 범위를 3.50~3.7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이는 9월 금리 인하 재개 이후 10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인하였다.
그러나 표결 과정에서는 의견 분열이 뚜렷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참모 출신인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세 차례 연속 0.5%p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의사록은 금리 인하에 찬성한 진영 내부에서도 확신이 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일부 인하 지지 위원들은 결정이 “미세하게 균형을 이룬(finely balanced)” 상태였으며, 상황에 따라 목표 범위를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 수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동결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인하 역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정책 판단의 핵심 쟁점은 고용과 물가였다. 인하를 지지한 참가자들은 최근 몇 달 사이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졌고,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은 2025년 초 이후 줄어들었거나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동결을 선호한 참가자들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진전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물가가 지속 가능하게 목표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험 관리 논의에서는 고용과 물가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고용의 하방 위험 역시 높아졌으며 2025년 중반 이후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부분’의 참가자는 보다 중립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이동하는 것이 노동시장의 급격한 악화를 사전에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몇몇(several)’ 참가자는 인플레이션 고착화 위험을 강하게 경계했다. 이들은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경우, 연준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덜 중시하는 것처럼 시장에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의사록은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와 폭을 둘러싼 내부 논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일각에서는 당장의 인하 결정 이면에는 고용 둔화와 물가 재상승이라는 상충된 위험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연준의 고심이 짙게 깔려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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