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만 되면 교통지옥…동구청 "민원 제기되면 단속 차량 운영"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동대구버스터미널 앞 도로에 불법 정차한 택시들로 차량 정체가 발생하는 일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동구청이 소극적 단속에만 나서고 있어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30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버스터미널 앞.
'X자'형 횡단보도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2대가 나란히 정차 중이었다.
그 뒤로는 다른 택시 10여대가 줄지어 1개 차로를 점령한 채 서 있는 바람에 4개 차로 도로 중 3개 차로로만 차량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불법 주정차한 택시들은 신호가 녹색불로 바뀌더라도 이동하지 않았다.
택시 기사들은 동대구역과 동대구버스터미널, 대형 백화점을 이용하는 시민들로 유동인구가 많은 '목 좋은' 자리를 불법으로 점령하고 손님이 탈 때까지 기다렸다.
이런 탓에 같은 차로에서 뒤따라오던 시내버스와 일반 차들이 옆 차로로 이동하면서 차량 흐름이 끊겼다 풀리기를 반복했다.
운전자들은 퇴근 시간대가 되면 동구 외곽 지역과 인근 경북 경산시와 영천시에서 대구시로 진입하는 차량과 시내버스, 택시 등이 뒤엉켜 이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한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40대)씨는 "퇴근 시간대 교통량 자체가 많아지는 데다가 택시들이 1개 차로를 잡아먹고 있어서 차들이 꼼짝을 못 한다"며 "그런데도 개선되지 않는 게 10년은 된 거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한 시민은 "동구청에서 멀쩡한 도로를 줄이고 하수관까지 옮겨가면서 인도를 늘리면서 가뜩이나 좁은 도로가 더 좁아졌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동구청은 지난해 3월 차 사고를 줄이겠다며 이 일대 차로 축소 구간을 없애고 보도를 늘리는 공사를 실시했다.
이 때문에 동대구버스터미널 삼거리 부근 4차선이던 차선이 3차선으로, 5차선이던 차선이 4차선으로 축소됐다.
동구청은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앞과 건너편에 설치한 고정식 CCTV 2대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
다만 단속 이후 2분 내로 30㎝만 차량을 이동하더라도 단속을 피해 갈 수 있어 별다른 효과는 못 보는 실정이다.
전담 단속 요원을 투입하거나 단속 차량을 배치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모든 걸 카메라로 잡아내 단속할 수는 없다"며 "민원이 제기되면 단속 차량 1대를 운영해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다른 구역도 단속해야 해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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