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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화 법무법인 로엘 대표변호사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공동소송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우리나라 손해배상 제도는 불법행위로 인해 지출한 금액을 뜻하는 ‘적극손해’,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뜻하는 ‘소극손해’, 그리고 정신적 손해에 따른 ‘위자료’ 세 가지로 구성한다. 이 변호사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경우 적극·소극손해 입증이 쉽지 않아 위자료만 청구해왔다”며 “문제는 우리 사법부가 이같은 위자료 액수를 판단하는 데에 매우 보수적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 범위를 300만원 이하로 두고 있다”며 “고의·과실을 입증이 어려워 손해액의 5배까지 물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인정받지 못해 사실상 아무리 큰 피해를 입어도 위자료는 300만원이 최고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300만원은 커녕 그간 사법부의 개인정보 침해에 따른 위자료는 1인당 최고 10만원 수준에 그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위자료 액수가 너무 많으면 기업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손해배상액을 큰 액수로 책정하기 어려운 건 현실이다. 이 변호사는 “실제로 개인정보 유출이 필연적으로 기업을 망하게 하는 구조가 돼서는 안된다”면서도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잘못을 하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는 커져야 맞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과거 유사한 사건과는 상당히 결이 다른 만큼 위자료 증액이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그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들 상당수는 해커들이 해킹툴을 제작하고 조직적으로 접근해 빼돌리는 방식이었다”며 “쿠팡은 개인정보보호법상 ‘기술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관리적·물리적 조치를 다할 의무’ 중 관리 측면에서 실패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 과정에서 당연히 규명하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사실관계에 따르면 안전조치의무 위반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유출을 인지한 이후 쿠팡의 사후적 대처가 매우 미흡했다는 점도 위자료 증액 가능성을 높게 보는 배경이다.
이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 유출 후 해당 개인정보를 회수하기 위해 노력한 정도, 정보주체의 피해구제를 위해 노력한 정도 등이 손해배상액 산정시 고려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유출 사실을 뒤늦게 발표하고, 심지어 발표에 앞서 일부 임원들이 보유 주식을 처분한 정황까지 나왔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안팎에서 논의가 활발한 ‘제외신고형(Opt-out) 집단소송제’에도 찬성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공동소송이라도 나서지 않으면 기업들이 굳이 이들에게 손해배상 합의를 먼저 할 이유가 없다”며 “집단소송이 가능해지면 기업에서 먼저 모든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합의를 할 구실이 생긴다. 이같은 두려움이 있어야 선제적으로 철저한 보안에 나서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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