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과 웹툰의 전유물이었던 ‘회빙환(회귀·빙의·환생)’이 안방극장에 안착한 지도 어느덧 시간이 흘렀다. 〈재벌집 막내아들〉부터 〈내 남편과 결혼해줘〉까지, 인생 2회차가 선사하는 짜릿한 대리 만족은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잡는 강력한 서사 장치로 기능해왔다. 다만 설정의 특수성만큼이나 장르적 기시감에 대한 우려 역시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그런 가운데 2026년, 이 익숙한 장르에 다시금 뜨거운 불을 지필 두 편의 신작이 출격을 예고했다. 회귀한 지성과 빙의한 이준영, 당신의 선택은?
정의를 위해 10년을 되감다, 〈판사 이한영〉
MBC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 스틸
MBC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 스틸
이해날 작가의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MBC 새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은 회귀 서사의 가장 정공법에 가까운 길을 택한다. 거대 로펌의 충실한 ‘노예’이자 스스로 적폐 판사가 되기를 자처했던 주인공 이한영.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10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생의 궤적을 그리기로 결심한다. 권력의 비호 아래 충견이 되었던 시간을 되돌려, 이번에는 거악을 응징하는 ‘심판자’의 자리에 서겠다는 선언이다.
이 작품의 가장 확실한 무기는 단연 배우 지성이다. 〈악마판사〉를 통해 법정물에서의 압도적인 장악력과 서늘한 카리스마를 이미 증명한 그는, 이번에도 밀도 높은 연기로 회귀물 특유의 ‘사이다 쾌감’을 한층 고차원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여기에 박희순과 원진아가 합류해 극의 무게감을 단단히 받친다. 총 14부작 전편 사전 제작을 마친 이 드라마는, 다가오는 1월 2일 새해의 시작과 함께 회귀물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준비를 마쳤다.
회장님의 영혼을 품은 축구선수, 〈신입사원 강회장〉
회귀가 ‘후회’를 ‘정의’로 바꾸는 과정이라면, 빙의라는 설정을 통해 보다 발칙한 상상력을 펼치는 작품도 있다. JTBC 새 토일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은 ‘사업의 신’으로 불리던 최성그룹 회장 강용호(손현주)가 의문의 사고를 겪은 뒤, 그룹 산하 구단 FC최성의 촉망받는 스트라이커 황준현(이준영)의 몸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리마인드 라이프 스토리를 담는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을 집필한 산경 작가의 탄탄한 서사 위에,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김순옥 작가 특유의 강렬한 장르적 감각이 덧입혀져 화제성을 더했다.
〈폭싹 속았수다〉, 〈약한영웅 Class 2〉를 통해 대세 반열에 오른 배우 이준영은 1부 리그 유망주의 피지컬 속에 노련한 경영자의 영혼이 갇힌 고난도의 1인 2역 연기를 선보인다. 그라운드 위를 펄펄 뛰며 골문을 노리던 젊은 피가, 돌연 기업의 구조조정과 M&A의 판을 짜는 노회한 전략가로 돌변하는 이 이질적인 조합은 판타지와 비즈니스물을 오가며 시청자를 홀릴 전망이다. 손현주, 진구 등 연기력 탄탄한 배우진의 가세는 이 빙의 서사에 강력한 실체감을 부여하며 2026년 최대의 화제작을 예고하고 있다.
관련기사
Copyright ⓒ 바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