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패션 총결산 ①] 정제된 우아함의 종말, '불완전함'이라는 새로운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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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패션 총결산 ①] 정제된 우아함의 종말, '불완전함'이라는 새로운 미학

스타패션 2025-12-30 18:05:00 신고

지난 수년간 패션계를 지배했던 키워드는 단연 ‘절제’였다. 소리 없는 부를 과시하던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와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은 ‘클린 걸(Clean Girl)’ 미학은 현대인이 지향해야 할 미적 기준처럼 군림했다. 하지만 2025년, 그 견고했던 완벽주의의 성벽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대중은 더 이상 강박적인 정교함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올해 패션계는 통제되지 않은 에너지, 그리고 인간적인 불완전함이 주는 미학에 열광했다.

■ ‘메시 걸(Messy Girl)’, 통제된 삶을 향한 유쾌한 반항

2025년 상반기, 패션 위크의 중심에 섰던 미우미우(Miu Miu)와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런웨이는 마치 '방금 잠에서 깬 듯한' 모델들로 가득 찼다. 단추를 잘못 채운 가디건, 헝클어진 부스스한 머리, 그리고 소지품이 쏟아질 듯 빵빵하게 채워진 빅 백(Big Bag). 이것이 바로 2025년을 관통한 ‘메시 걸(Messy Girl)’ 트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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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를 SNS 속 과도한 보정과 연출된 삶에 대한 피로감의 산물로 분석한다. 패션 평론가들은 “2025년의 메시 룩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다.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삶의 텍스처’를 긍정하는 일종의 사회적 운동에 가깝다”고 평했다. 이제 사람들은 다림질이 잘된 셔츠보다,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힌 린넨 셔츠와 손때 묻은 가죽 가방에서 더 큰 매력을 발견한다.

■ 보헤미안의 부활과 ‘해적 코어(Pirate Core)’의 낭만

메시 걸 트렌드가 일상적인 해방감을 줬다면, 하반기를 강타한 ‘해적 코어(Pirate Core)’는 더욱 극적이고 서사적인 해방감을 선사했다. 클로에(Chlo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셰미나 카말리가 주도한 보헤미안 스타일의 귀환은, 연말에 이르러 더욱 거칠고 자유로운 해적의 이미지로 진화했다.

거리에는 층층이 레이어드 된 레이스 스커트 위로 낡은 듯한 빈티지 가죽 재킷을 걸친 이들이 넘쳐났다. 여기에 허벅지 위까지 올라오는 육중한 사이하이 부츠와 커다란 금속 버클 벨트를 매치하는 것이 2025년형 '힙'의 정석이 됐다. 이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라는 척박한 현실 속에서, 패션을 통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대중의 '낭만적 방랑자 심리'가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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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채의 심리학: 불안을 달래고 존재감을 드러내다

2025년의 컬러 트렌드는 심리적 변화의 궤적을 그대로 따랐다. 상반기에는 불안한 글로벌 정세 속에서 정서적 위안을 주는 ‘버터 옐로’‘피스타치오 그린’이 휩쓸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이 컬러들은 '소프트 로맨티시즘'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였다.

그러나 하반기, 분위기는 반전됐다. 불황이 장기화되자 대중은 오히려 더 강렬한 자기표현을 선택했다. 관능적이면서도 무게감 있는 ‘칠리 레드’와 깊은 대지의 기운을 담은 ‘모카 브라운’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페라가모(Ferragamo)는 이러한 컬러를 통해 정제된 카리스마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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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패션

결국 2025년의 패션은 '남의 시선'에서 '나의 태도'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완벽하게 세팅된 모습보다 조금은 흐트러지고 서툴러 보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개인의 고유한 서사를 존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패션이 단순히 옷을 입는 행위를 넘어, 현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도구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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