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경제학자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명예교수(재무학·사진)는 29일(현지시간) 새해 미 시장에 잠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 장애물이 존재한다면서도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경우 긍정적인 2026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겔 교수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내년 1월 또 한 차례 미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같은 달 대법원이 관세 관련 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며 이것 역시 같은 달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겔 교수는 "몇몇 고비를 넘어야 한다"며 "그것을 잘 넘으면 2026년이 긍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외에 2026년 미 주식시장의 상승폭이 올해보다 훨씬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비디아,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 7개로 구성된 이른바 ‘M7’(magnificent seven·환상적인 7개 주식)과 기술주 비중이 큰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겨우 5~10%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P500지수는 올해 이미 17% 넘게 올랐다.
시겔 교수는 "M7의 상승세가 전례없는 일이었기에 오래 전부터 조정이 예측돼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M7을 제외한 성장주는 10~15% 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가장 길었던 셧다운 종료 법안에 서명했다. 당시 셧다운으로 정부의 여러 서비스가 마비되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는 지연됐다.
하지만 법안은 임시 합의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회가 장기적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026년 1월 또 정부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
미 연방 대법원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관세에 대한 쟁점을 심리 중이다.
대법원 판결은 미국과 교역 상대국의 관계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기 연준 의장을 둘러싸고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금리와 관련해 자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코 연준 의장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겔 교수가 세 장애물을 거론하면서도 2026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블룸버그뉴스는 대형 은행들과 부티크 투자사 전반에서 하나의 낙관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증시가 내년 4년 연속 오르면서 거의 20년만에 가장 긴 상승 행진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뉴스가 조사해본 결과 연말 기준 S&P500지수 평균 전망치는 내년에 추가로 9% 상승을 시사하고 있다. 21명의 전문가 가운데 하락을 예측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증시 강세론자인 시장조사업체 야데니리서치의 에드워드 야데니 대표는 "비관론자들의 전망이 너무 오랫동안 틀려왔다"며 "사람들은 그런 주장에 다소 피로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S&P500지수가 내년 말 7700에서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6일 종가 대비 11% 상승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의 전망이 옳다면 뉴욕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이후 가장 긴 연간 상승 행진에 들어서게 된다.
게다가 이들의 목표치 가운데 가장 높은 게 현실화할 경우 S&P500지수는 1990년대 닷컴 버블 이후 처음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내년 뉴욕 증시에 대한 종말론적 전망이 거의 없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수석 전략가는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소수 중 한 명이다.
그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S&P500지수가 내년 7100선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주가는 20% 급락할 수 있는 반면 예상보다 훨씬 높은 기업 실적이 나온다면 최대 25%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전략가들이 지난 몇 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교훈에 기대는 모습이다. 바로 뉴욕 증시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것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니시 카브라 미 주식 전략가는 "이익 전망이 강력한데다 기술주를 넘어 점차 광범위해지고 있다"면서 연준의 금리인하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이 제공할 경기부양 효과도 함께 언급했다.
이어 "거시경제 환경은 그야말로 탄탄하다"고 덧붙였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Copyright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