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이사회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사회는 총 19명(직무정지 4명 포함) 중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6명으로, 이 중 5명은 최 회장 측 인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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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을 소수에게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고려해도 영풍·MBK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주총 이후 이사회는 최 회장 측이 9명, 영풍·MBK 측이 6명 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양측은 이미 지난해 공개매수 전쟁을 벌이며 시장에 나온 주식을 대부분 쓸어모았다. 양측이 보유한 지분율만 80%에 육박한다. 현재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약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약 13%는 기타 주주로 구성돼 있다. 미국 테네시 제련소 투자 관련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제3자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주주구성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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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측이 이사회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가더라도 영풍·MBK가 44%의 지분을 보유한 만큼, 쉽게 경영권을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발을 빼려 한다 해도 이 많은 물량을 받아줄 투자자를 찾기도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풍과 MBK 간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것도 숙제가 될 수 있다.
양측의 공방전이 지속할수록 회사 경쟁력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진행 중인 소모적인 소송 비용과 인력 투입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이후에도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양측의 지난한 싸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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