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존 F.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2026북중미월드컵은 역대 가장 뜨거운 예매 열기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높은 티켓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0일(한국시간) “북중미월드컵의 티켓 구매 신청이 시작된 지 15일 만에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1억5000만 건 이상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드컵 역사상 최고 수준의 예매 기록이자, 1930년 첫 대회 이후 22차례 월드컵 전체 964경기에 입장한 누적 관중 수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그러나 과하게 비싼 티켓 가격이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달 11일 발표된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월드컵 공동 개최국의 조별리그 3경기 티켓 평균 가격은 1728 달러(약 248만 원)다. 토너먼트 상위 단계로 갈수록 가격은 크게 상승한다. 준결승전 가장 비싼 티켓 가격은 3295 달러(약 473만 원)이며, 결승전 최고가 티켓은 8680 달러(약 1247만 원)까지 치솟는다. 티켓 예매율뿐 아니라 가격도 월드컵 사상 최고 수준이다.
높은 가격 정책에 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럽 축구 팬 협회 12일 FIFA에 “월드컵 전통에 대한 엄청난 배신”이라며 고가 티켓 판매를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FIFA는 16일 경기당 약 1000장의 ‘공식 서포터 입장권’을 도입해 60 달러(약 8만 원) 상당의 저가 티켓을 내놓았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스위스)은 2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서 열린 월드 스포츠 서밋에서 “월드컵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전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다시 환원된다. FIFA가 없다면 약 150개국에는 축구가 아예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중미월드컵 티켓 가격이 높게 책정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하루 평균 1000만 건에 달하는 티켓 신청이 몰렸다는 사실은 북중미월드컵의 영향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가격 인상이 정당화되는 구조를 드러낸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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