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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위주의 차입구조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1조7326억원으로 전년 말 1조6587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2020년 말 1조3768억원과 비교하면 25.8% 늘어난 규모다.
눈에 띄는 것은 차입구조 중심이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으로 치우치고 있다는 점이다. 넥센타이어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8074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46.6%를 차지했다. 단기차입금 규모는 전년 말 대비 2.4%,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71.8% 늘었다.
차입금 증가로 건전성 지표 역시 부담스러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35.1%로 전년 말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통상 적정 수준으로 거론되는 30%를 웃돌았다. 순차입금비율도 80.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순차입금은 1조598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1% 증가했고, 2020년과 비교하면 43.1% 확대됐다. 넥센타이어가 외부자금 중심의 조달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을 알갱이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넥센타이어의 시설 투자 지출을 고려하면 차입금 확대는 예견된 일이라고 보고 있다. 유럽 공장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운영자금과 기존 설비에 대한 투자까지 겹치며 차입금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넥센타이어는 지난 2014년 체코 공장 투자를 결정한 이후 2023년까지 1조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총 1100만본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유럽 시장 공략 거점을 마련한다는 게 넥센타이어의 목표다. 하지만 체코 공장 증설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올해까지도 가동률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현금창출력 정체와 순운전자본 증가에 따른 현금흐름 둔화까지 겹치며 부담을 키웠다. 넥센타이어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3525억원 대비 4.5% 줄었다. 2020년 3분기와 비교하면 72.4%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매출 증가폭인 89.9%를 밑도는 수치다.
현금흐름도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지난 5년 간 영업활동현금흐름 추이를 보면 △2025년 3분기 1586억원 △2024년 3분기 304억원 △2023년 3분기 525억원 △2022년 3분기 –821억원 △2021년 3분기 1493억원 △2020년 3분기 1755억원 등으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지 못한 것은 물론 순유출도 반복되고 있다.
◇외상값 증가에 현금흐름 둔화
넥센타이어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은 순운전자본 부담을 줄이지 못한 영향이 크다. 매출 증가분 상당수가 매출채권 등에 묶이면서 현금흐름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넥센타이어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은 1조4545억원으로 전년 말 1조2434억원 대비 17% 증가했다. 5년 전인 2020년 말 6037억원과 비교하면 140.9% 급증한 수치다. 지난 5년 간 매출성장률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과하다는 평가다. 순운전자본은 1년간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에 묶여 있는 현금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출채권 증가가 순운전자본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넥센타이어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은 7592억원으로 전년 말 5137억원 대비 47.8% 늘었고, 5년전과 비교하면 119.7% 증가했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과 받을 어음 등 ‘외상 판매대금’을 의미한다. 매출채권에 묶인 현금이 많을수록 기업의 현금흐름은 둔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관련 넥센타이어는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 과정에서 재무건전성에 변동이 있었으나 차입 구조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단기 위주의 차입 구조 역시 향후 유연한 차환 전략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유럽 제2공장에 대한 주요 투자는 마무리됐으며 향후에는 유지 보수 수준을 제외한 대규모 투자는 없을 예정으로 앞으로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통해 차입금 상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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