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독일 경제, 2050년을 결정할 선택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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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독일 경제, 2050년을 결정할 선택의 시간

뉴스비전미디어 2025-12-29 22:4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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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길고 깊은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총생산은 2019년 수준에서 사실상 정체됐고, 높은 세금과 에너지 비용, 노동비 부담, 비대해진 관료 체계는 독일의 국제 경쟁력을 빠르게 약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보호주의 확산까지 겹치며,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독일 기업들은 갈수록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경기 부양과 노후 인프라 복구를 위해 5,000억 유로 규모의 부채 기반 재정 지출 계획을 예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정 투입만으로는 독일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기업 구조의 재정립과 사회 전반의 기득권 조정 등, 정치적 부담이 큰 구조 개혁 없이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경고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2050년 독일 경제가 맞이할 수 있는 미래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최악의 경우, 독일은 한때 ‘유럽의 엔진’으로 불리던 지위를 잃고 ‘위축된 공화국’으로 전락한다. 경제 생산과 인구, 의료 시스템, 소득 수준이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며 국제 순위에서도 중하위권에 머문다. 새로운 부를 창출하지 못한 채 기존 자산을 소진하는 구조가 고착화된다. 사회보험 부담률은 50%를 넘고, 고령화로 인해 요양 인프라는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는다. 세금은 계속 인상돼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50%를 넘고, 부가가치세도 25%까지 상승한다.

그 결과 기업과 고급 인재는 독일을 떠난다. 엔지니어, 의사, 자연과학자, IT 전문가 부족은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인공지능·양자 컴퓨팅·로봇 등 미래 산업에서도 독일은 후발 주자로 밀려난다. 기후 중립 전환은 비용 급증을 초래해 산업 기반을 훼손하고, 전통적인 독일의 강점 산업마저 중국과 인도 기업에 주도권을 내준다. 수출 감소로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서고, 독일은 수출 강국에서 수입 의존 국가로 변모한다.

반대로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독일이 과감한 개혁을 통해 재기의 길에 오른다. 정치적 혼란을 거쳐 출범한 새로운 정부는 복지국가 개혁과 조세 개편, 에너지 정책 전환을 단행한다. 개인소득세와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고, 보조금을 전면 정비해 재정 구조를 재편한다. 원자력 발전을 재도입하고 에너지 비용을 낮춰 탈산업화 흐름을 차단한다.

연금 제도 역시 현실화된다. 정년은 사실상 67세로 고정되고, 더 오래 일할수록 연금 혜택이 커지는 구조가 정착된다. 세금 부담이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고급 인력이 다시 독일로 유입되고, 자본 소득 과세 폐지로 투자 문화도 확산된다. 관료 체계는 축소되고, 국유 자산은 민영화된다. 그 수익은 교육과 과학 연구에 재투자돼 독일은 다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허브로 자리 잡는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독일이 간신히 하락세를 멈추는 경우다. 2050년 무렵 독일은 경기 붕괴는 피했지만, 근본적인 도약에도 성공하지 못한다. 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조정, 법인세 인하 등 일부 조치는 시행됐지만, 개인소득세 부담과 높은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에너지 집약 산업은 대부분 독일을 떠나고, 경제 성장은 미약한 수준에 머문다. 국제 경쟁력 순위에서도 독일은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독일 경제의 미래는 이미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분명한 점은 선택의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재정 지출로 시간을 벌 수는 있지만, 구조 개혁 없이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2050년 독일의 모습은 지금 세대가 감수할 결단의 크기에 달려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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