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투자 쏠림 현상이 금융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연계는 물론, 쏠림 현상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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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쏠림 심리, 통화정책 아닌 거시건전성 정책에 반응”
29일 한국은행 금융제도팀이 공개한 김현학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의 ‘금융자산시장 쏠림현상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군집행동심리지수(HSI)는 거시건전성 정책 발표에 유의한 인과관계(p=0.004)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집행동심리지수는 뉴스 기사 및 인터넷 검색량에 대한 빅데이터 텍스트마이닝을 통해 산출한 지표로써 시장의 과열 심리를 수치화한 지표다.
김 교수는 “대출 규제 정책 변화가 투자자들의 쏠림 심리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반면 통화정책 충격에 대해 군집행동심리지수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김 교수는 “금리 변화만으로는 투자자들의 군집행동을 유의하게 변화시키기 어려움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군집행동은 거시 금융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알려졌다. 집단적인 쏠림 현상을 의미하는 군집행동은 본질적으로 개인과 기관별 투자 전략 다양성을 감소시켜, 시장 불균형을 야기할 뿐만 이니라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가격을 펀더멘털로부터 괴리시켜 자산 버블을 형성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에선 군집행동이 직접적으로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향후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금융시장 충격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수라는 제언이 나온다.
김 교수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기조 변화가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심리에 더 결정적인 동인으로 작용했다”면서 “특히 거시건전성 정책이 군집심리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시장 과열 시 금리 정책뿐만 아니라 대출 규제 등 미시적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투자자 심리 안정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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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쏠림 현상,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이에 정책당국이 군집심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물론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의 연계를 통한 효과적인 정책 운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군집행동심리지수가 높고 투자 심리가 과열된 시기에는 주택 가격 상승 속도 역시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심리지수가 급락하며 시장 심리가 위축될 때에는 주택 가격 상승률은 둔화되거나 하락세로 전환됐다. 김 교수는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군집행동심리지수는 단순히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의 반영이 아니라, 시장이 심리적 과열 상태에 진입하여 잠재적인 심리 반전 충격에 취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경고 신호”라고 짚었다.
흔히 주식시장의 공포지수로 알려진 변동성지수(VIX) 역시 군집행동심리지수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심리지수가 높은 수준(낙관 또는 탐욕)에 있을 때, VIX는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반대로 심리지수가 급락할 때(비관 또는 공포) VIX는 폭발적으로 급등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김 교수는 당국이 군집행동심리지수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군집심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더불어, 이러한 정책 수단들이 시장 심리와 안정성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정교하게 고려한 정책운용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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