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미디어 업계의 해묵은 과제였던 '배리어프리(Barrier-free)' 콘텐츠 제작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시청각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은 그간 '사회적 당위성'에는 공감하나, 막대한 인건비와 제작 시간 탓에 현장의 외면을 받아왔다. 이 지점을 정밀하게 파고든 AI 스타트업 카멜라이언이 기술력과 사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배리어프리 콘텐츠 자동 제작 솔루션을 개발하는 카멜라이언(대표 박찬혁)은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년 팁스(TIPS) 일반 트랙'에 최종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임팩트스퀘어(대표 도현명)의 추천으로 성사된 이번 선정은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배리어프리 시장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기존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작은 전문 인력이 일일이 영상을 보며 자막을 입력하고 싱크를 맞추는 수작업에 의존했다. 초기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기도 했으나, 화자 구분이 불분명하거나 배경음과 목소리를 혼동하는 등 품질 면에서 한계가 뚜렷했다.
카멜라이언은 영상과 오디오 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멀티모달·생성형 AI 파이프라인'을 독자 구축해 이 문제를 정면 돌파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대비 제작 비용은 60% 이상 절감되고, 제작 속도는 5배까지 빨라진다. 특히 화자 전환이 잦아 기존 기술이 애를 먹었던 예능이나 토크쇼, 홈쇼핑 등 다발화 장르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입증했다.
이미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카멜라이언은 KBS 미디어, JTBC 등 국내 주요 방송사와 실무 적용(PoC)을 마치고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을 넘어, 방송사의 비용 절감 수요를 정확히 꿰뚫은 결과다.
카멜라이언의 강점은 기술을 실제 돈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로 체계화했다는 점이다. 자동화 기술은 웹 서비스를 통해 즉각적인 매출을 일으키고, 편집 및 검수 지원 기능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로 안착시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했다. 고품질 보정이 필요한 기업 간 거래(B2B) 프리미엄 시장 역시 주요 타깃이다.
임팩트스퀘어는 카멜라이언의 팁스 추천 과정에서 이 같은 재무적 지속가능성을 집중 검증했다. 개별 기술 요소가 구체적인 서비스로 구현되는 논리적 완결성을 보완하고, 시장 실효성에 기반한 임팩트 창출 경로를 가시화하는 데 주력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카멜라이언은 당위성에만 의존했던 배리어프리 시장을 AI를 통해 수익 가능한 비즈니스로 혁신하고 있다"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 만큼 향후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AI 자막 기술의 특성상 100% 완벽한 정확도를 구현하기는 여전히 어렵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국가별로 상이한 언어적 특성과 법적 기준을 넘어서야 한다.
카멜라이언은 이번 팁스 선정을 계기로 멀티모달 파이프라인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영상 내 화자와 객체, 배경음 등 맥락적 요소를 스스로 인식해 자막 위치와 효과를 자동 조정하는 기술을 완성하고, 화자 분리 오류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포부다.
동시에 국제 웹 접근성 표준(WCAG) 대응과 글로벌 판로 개척에도 나선다. 혁신조달 스카우터 등을 활용해 공공 영역(B2G)까지 매출처를 다변화하고, OTT와 VOD 등 급성장하는 온라인 영상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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