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유화
[프라임경제] 한국투자증권은 29일 대한유화(006650)에 대해 내년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의 수급 구조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21만원을 유지했다.
대한유화는 에틸렌을 중심으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석유화학 업체다. 최근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업황 부진이 이어졌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업황 회복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에틸렌 수요는 약 1억9000만톤 수준으로 추정되며,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를 기준으로 매년 600만~700만톤의 수요 증가가 발생하고 있다. 같은 해 예정된 글로벌 에틸렌 증설 규모는 중국, 한국, 인도 등을 포함해 약 900만톤으로 집계되지만,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이보다 크게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핵심은 실질 생산 증가량이다. 신규 설비의 가동 시점이 대부분 하반기와 4분기에 집중돼 있어, 내년 실제 생산 증가는 증설 규모의 절반 수준인 400만~450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의 실질 공급 과잉률은 오히려 올해 대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수익성 악화 사례도 구조조정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대만 난야플라스틱(Nanya Plastics)은 러시아산 나프타를 대량으로 도입하며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내년 1월부터 MEG 설비를 무기한 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이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했다.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중동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석유화학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는 석유화학 설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웨스트레이크(Westlake)의 설비 영구 폐쇄가 진행됐고, 일본은 미쓰이와 스미토모를 중심으로 설비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 역시 이네오스(Ineos)를 비롯한 업체들이 설비 감축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될 경우 국제 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가 하락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중동 대비 원가 경쟁력이 약화됐던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 회복 여지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공급 축소와 원가 환경 개선이 맞물리며 내년에는 국내 석유화학 업황이 의미 있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한유화 역시 석유화학 사업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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