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나무에서 수확한 다음에도 숨을 쉬며 살아가는 생물이다. 스스로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는 성질을 가졌기에, 보관하는 방법에 따라 속살의 단단한 정도와 단맛이 결정된다. 물기가 말라버리지 않게 막고 숙성을 앞당기는 가스가 나오지 않도록 조절하는 세심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씻는 단계부터 보관하는 장소까지 작은 차이가 사과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비결이 된다.
껍질 겉면의 농약과 이물질 지우기
사과 껍질에는 기르는 동안 묻은 농약이나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얇은 막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로만 헹구면 이런 기름기 섞인 물질이 잘 닦이지 않는다. 이때 알칼리 성질을 가진 베이킹소다 가루를 써서 씻어내야 한다. 고운 가루 입자가 사과 껍질에 붙은 이물질을 직접 밀어내고 떼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루를 묻혀 부드럽게 문지르면 미끈거리는 느낌이 사라지고 껍질째 먹어도 안전한 상태가 된다. 속살뿐 아니라 껍질에 든 영양소까지 모두 챙기고 싶다면 꼼꼼히 씻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씻은 뒤에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잘 닦아야 사과가 금방 상하거나 물러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수분 보존과 신선도 지키기
사과는 밖으로 수분을 뺏기면 금세 껍질이 쭈글쭈글해지고 속살이 퍼석해진다. 종이나 신문지로 한 알씩 감싸면 공기가 직접 닿는 일이 줄어 수분이 날아가는 속도를 늦춘다. 신문지는 축축할 때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할 때는 사과의 습기를 지켜주는 울타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사과는 다른 채소를 빨리 익게 만드는 ‘숙성 가스(에틸렌)’를 뿜어낸다. 이 가스가 옆에 있는 과일이나 채소에 닿으면 금방 물러져 못 먹게 되는 상태를 만든다. 상처가 있거나 색이 바랜 사과는 이 가스를 더 많이 내뿜기 때문에 발견하는 즉시 다른 것들과 따로 떼어 놓아야 한다.
아삭한 식감과 단맛 잡기
온도가 너무 낮으면 사과 속 세포가 얼어 터지면서 식감이 질척해지고 맛도 떨어진다. 냉장고 맨 아래 채소 칸보다는 3도에서 5도 사이를 유지하는 중간 선반에 두는 방법이 알맞다. 일정한 온도는 사과 속 영양분이 설탕 성분으로 바뀌는 속도를 늦춰 아삭한 느낌을 오래 이어가게 돕는다.
뚜껑이 있는 통에 담아 보관하면 공기가 드나드는 길을 막아 수분이 마르는 현상을 줄여준다. 통에 담은 사과를 냉장고 깊숙한 곳에 넣으면 문을 여닫을 때마다 생기는 온도 변화를 막을 수 있어 보관 기간이 길어진다. 영하로 내려가면 사과 조직이 얼어버려 녹였을 때 과육이 물처럼 변하므로 너무 차가워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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