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광익 기자]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와 기름진 음식 섭취로 속이 더부룩해지기 쉬운 요즘, 이를 단순한 체기나 숙취로 오인해 방치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은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다.
일반적으로 심근경색이라고 하면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소화불량과 유사한 비전형적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심장협회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 환자 중 여성과 고령층은 전형적인 가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비율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가슴 통증 대신 나타나는 주요 증상으로는 호흡 곤란, 극심한 피로감, 메스꺼움, 그리고 턱이나 어깨, 등 쪽으로 통증이 퍼지는 방사통이 꼽혔다. 심장과 위장은 횡격막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위치하며 자율신경계를 공유하기 때문에, 뇌가 심장의 통증 신호를 위장의 문제로 착각하여 소화불량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해 소화제를 복용하거나 손을 따는 등 자가 처치를 하며 시간을 지체할 경우, 막힌 혈관으로 인해 심장 근육이 빠르게 괴사하게 된다. 따라서 명치가 답답하면서 식은땀이 흐르거나, 턱과 등에 통증이 동반된다면 즉시 응급 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
특히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이 심해졌다가 휴식을 취하면 일시적으로 나아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이는 심근경색의 강력한 전조증상이다. 미국심장협회는 연말연시 경고문을 통해 가슴 중앙의 압박감은 물론 팔, 등, 목, 턱의 통증과 함께 현기증이 나타나면 즉시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아침이나 과음 후, 또는 흥분한 상태에서 명치 부근의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때 본인의 승용차를 운전하기보다는 119 구급차를 이용해 심혈관 시술이 즉시 가능한 응급실로 이동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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