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수도권 시장에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내후년인 2027년에는 2026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란 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서는 공공·민간 임대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아파트형)을 포함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4만2611가구에서 내년 2만9161가구로 줄어들어 감소율은 31.6%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약 7만4000가구에서 6만7000여 가구로 8.9% 감소하고, 인천은 2만여 가구에서 1만5000여 가구로 24.5%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역시 올해 약 14만 가구에서 내년에는 9만8000여 가구 수준으로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지역에서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서울의 감소 폭이 가장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직방에서는 임대 및 도시형생활주택을 제외한 순수 아파트 입주 물량을 기준으로 공급량을 분석했는데, 이에 따르면 서울의 공급 축소는 더욱 가파른 수준으로 나타났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5년 3만1856가구에서 2026년 1만6412가구로 줄어들며 감소율이 48.5%에 이른다. 지방과 인천은 부동산R114 통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서울과 경기는 통계 기준에 따라 적지 않은 격차가 나타난다.
문제는 2027년 이후 공급 물량은 더욱 줄어들어 대폭 감소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최근 건설업계 전반에서 공사 기간이 과거 2~3년 수준에서 3년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2024년과 2025년 착공 물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시점이 2027년 이후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착공 실적 자체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2022년 4만5000가구를 기록한 이후 2023년에는 2만1000여 가구로 급감했다. 2024년에도 2만2000여 가구에 그쳤고, 올해 역시 10월 기준 1만4000여 가구에 머물러 있다.
전반적인 아파트 공사 기간 3년 이상 길어져
부동산R114가 추산한 2027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 포함)은 1만2985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내년 예정 물량인 2만9000여 가구보다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후분양 단지 등으로 일부 증가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2026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공급 위축이 2030세대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거 사다리마저 흔들리며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전국 평균 6.3배, 수도권은 8.7배로 집계됐다. 이는 수도권에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9년 가까이 소득을 전액 저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공급 감소 문제는 2026년보다 2027년에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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