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예산 편성한 일본…방위·첨단기술 강화 속 엔화·국채 시장 우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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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예산 편성한 일본…방위·첨단기술 강화 속 엔화·국채 시장 우려 확대

뉴스비전미디어 2025-12-27 13:21: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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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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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2026회계연도 예산을 승인하면서, 재정 확대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와 정치적 파장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군사 방위력 강화와 첨단 기술 투자, 고령화 대응을 핵심 축으로 한 이번 예산은 일본의 중장기 국가 전략을 분명히 보여주지만, 엔화와 국채 시장에 가해지는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는 26일,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2026회계연도 예산으로 총 122조3천억 엔 규모의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는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로, 현 회계연도보다 6%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예산의 상당 부분은 국방, 첨단 산업, 사회보장 지출에 집중됐다.

특히 국방비는 신규 지출 기준으로 9조 엔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방위성은 브리핑에서 “전후 가장 심각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방위 능력을 전면적으로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약 1천억 엔을 투입해 이지스 해안 방어 시스템(SHIELD)을 추진하고, 드론을 중심으로 한 외부 침입 대응 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SHIELD는 2028년 3월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운용 지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됐다. 경제산업부의 새 회계연도 예산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3조700억 엔으로, 이 가운데 1조2,300억 엔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기술 육성에 투입된다. 이는 미·중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이 글로벌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재정 확대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일본은 지난달에도 21조3천억 엔 규모의 추가 재정 부양책을 발표해 엔화 약세와 국채 가격 하락을 불러왔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2022년 대규모 감세와 재정 확대 이후 채권 위기를 겪었던 영국 사례에 빗대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재정 안정성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니케이 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책임한 국채 발행이나 감세는 하지 않겠다”며 정부 재정의 신뢰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가타야마 다카시 재무상 역시 기자회견에서 “새 예산안은 경제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 회계연도 세수가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채 발행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 의존 지출 비율은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인 24.2%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치적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미즈호정보종합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카이 야스케는 “이번 예산 규모 자체는 시장 예상보다 크지 않지만, 정국 분열로 인해 내년에 추가 대규모 예산이 편성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케히데 역시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추가 예산이 반복적으로 편성됐다”며 금융시장이 같은 상황의 재연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내년 초 미국 방문을 추진하며 외교 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도쿄는 다카이치 총리가 내년 3월 하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트럼프의 방중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미·일 관계를 선제적으로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행사에서 “이웃 국가 간에는 항상 이해관계와 도전이 존재한다”며 “특히 지도자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모든 대화에 열려 있으며 문을 닫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예산과 함께 출범할 일본의 2026회계연도는 안보와 성장, 재정 안정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시장은 향후 추가 재정 확대 여부와 그에 따른 엔화·국채 시장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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