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라포랩스는 지난 24일 SK텔레콤과 SK스토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약 1100억원으로, 홈쇼핑 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것은 약 18년 만이다.
라포랩스는 40~50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M&A 시장에 SK스토아가 매물로 등장했을 때부터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토아가 TV홈쇼핑과 데이터 쇼핑을 결합한 데이터 홈쇼핑 분야 1위 업체인 만큼, 인수를 마무리하는 경우 매출 상승 등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관련 업계에서는 SK스토아의 가치를 약 1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M&A 진행 시 핵심 지표가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71.6% 증가했다.
반면, 라포랩스가 보유한 실질적 현금은 지난해 말 기준 6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자체 자금만으로는 SK스토아 인수는 무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라포랩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711억원으로, 같은 기간 SK스토아가 기록한 3023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에도 미치치 못한다.
라포랩스는 현금성 자산과 벤처캐피탈(VC)의 신규 투자를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약 700억원 규모의 VC 투자금 중 540억원은 이미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 자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수 이후 경영 과정에서의 추가 비용 발생 등에는 취약한 구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재무 구조에 대해 SK스토아 노동조합은 거센 반발과 함께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 매각이 재무적으로 취약한 인수자에 의한 무리한 거래라는 점에서다.
노조는 라포랩스의 누적 적자 규모 등 재무상태로 인해 인수 이후 고용 안정과 협력업체 거래 유지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플랫폼 스타트업이 매출 3000억원대의 홈쇼핑사를 인수한 데 따르는 재무 안정성 및 경영 지속성 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누적 적자 585억원의 라포랩스가 매출 3000억원 규모의 SK스토아를 인수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방송의 공적 책임과 재무적 안정성을 고려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대주주 변경 승인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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