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반드시 잡아야 할 '1승 제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났다.
수적 우세 속에서도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답답한 결정력과 선제 실점 후 무너지는 경기 운영 능력이 그대로 노출됐다.
남아공은 27일(한국시간) 모로코 아가디르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이집트에 0-1로 패했다. '이집트 왕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게 허용한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귀중한 데이터가 됐다. 월드컵 본선 A조에서 한국과 맞붙을 남아공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남아공의 심각한 '골 결정력 부재'였다. 이집트는 전반 추가시간 무함마드 하니의 퇴장으로 후반전 내내 10명이 싸워야 했다.
수적 우세를 점한 남아공은 후반 들어 파상공세를 펼쳤다. 볼 점유율 63.7%를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고, 무려 18개의 슈팅, 유효 슈팅 6개를 퍼부었다. 반면 이집트의 슈팅은 단 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남아공은 단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상대 골키퍼 무함마드 엘 셰나위의 선방쇼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남아공 공격진의 세밀함 부족이 원인이었다는 평가다.
페널티박스 근처까지는 공을 운반하지만, 마지막 슈팅이나 패스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결국 남아공은 194일 동안 이어오던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졸전' 끝에 마감해야 했다.
남아공과 월드컵 개막전을 치르는 멕시코 역시 이 경기를 예의주시했다. 남미 매체 올레의 분석에 따르면 남아공은 탄탄한 피지컬과 조직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주도하다가도 득점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한 뒤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은 한국이 공략해야 할 핵심 포인트다.
올레는 "남아공은 실점 후 대응력이 부족하다. 수적 우위에도 결정적인 찬스를 거의 만들지 못했다"면서 "강렬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개인 기량도 뛰어나고 전술적으로도 탄탄하지만 주도권을 잡고 우위를 득점으로 연결해야 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홍명보호의 남아공전 필승 해법은 명확해졌다. 남아공은 지키는 힘은 있지만 뒤집는 힘은 없는 팀이다.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등 유럽파 공격진을 앞세워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린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은 마음이 급해질수록 공격 작업이 투박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버티는 수비진이 남아공의 단순한 피지컬 공세만 막아낸다면 한국의 낙승이 유력하다.
한국은 아직까지 남아공과 만난 적이 없다. 미지의 상대인 만큼 철저한 분석이 필요한데 이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통해 정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한편, 조별리그 1승 1패를 기록한 남아공은 오는 30일 짐바브웨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서 탈락할 수 있는 위기에 몰렸다.
월드컵을 앞두고 기세가 한풀 꺾인 남아공을 상대로 홍명보호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승점 3점을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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