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시선을 끄는 39BC는 영국을 기반으로 한 Bath & Body 전문 뷰티 브랜드다. 단순한 클렌징의 영역을 넘어, 목욕을 하나의 의식적이고 감각적인 리추얼로 재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감각적인 셀렉션으로 주목받는 핫합 편집숍들에 잇달아 입점하며, 브랜드 특유의 세계관으로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도버 스트릿 마켓 파리, 셀프리지 런던, 스토어 X 등에 입점한 39BC
도버 스트릿 마켓 파리, 셀프리지 런던, 스토어 X 등에 입점한 39BC
고대 로마의 목욕 문화부터 일본의 온천, 북아프리카의 하맘, 중앙아메리카의 테마스칼에 이르기까지. 39BC는 다양한 문화권의 목욕 철학과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재품에 반영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브랜드명에서 드러나듯, 39BC는 기원전(BCE)과 기원후(AD)를 잇는 전환기를 상징하며, 과거와 현재, 개인과 세계를 잇는 연결점으로서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브랜드 창립자인 Sharmadean Reid는 클레오파트라를 39BC의 뮤즈로 삼으며, 브랜드 네이밍에 담긴 의미를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설명한 바 있다.
그녀는 “역사는 전쟁이나 조약처럼 주로 남성 중심의 사건만 기록해왔다”고 말하며, 아무 일도 기록되지 않은 해 ‘기원전 39년’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시기 클레오파트라는 세 아이를 키우며 이집트의 경제를 안정시키고 무역을 확보해 사람들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의미는 개인적인 전화점이다. Reid는 39세에 이르러 비로소 자신만의 평화와 변화를 느꼈다고 말한다. 공교롭게도 클레오파트라는 39세에 생을 마감했지만, Reid에게 그 나이는 오히려 ‘다시 태어난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39BC는 역사적 경첩의 시기를 상징한다. 만약 클레오파트라와 마크 안토니우스가 살아남았다면 로자 제국은 지금과 같은 형태가 아니었을 것이며, 상원과 제국의 개념, 나아가 오늘날의 세계 질서 또한 전혀 다른 청사진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Reid는 이 모든 맥락을 담아 39BC를 잊혀진 한 해이자, 개인의 전화점이며, 제국의 문턱이라고 정의한다. 브랜드명 하나에 역사, 개인의 서사, 그리고 세계의 가능성을 겹쳐 놓은 이유다.
@39bc.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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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 연구에 몰두해온 Reid 관심은 브랜드 비주얼 아카이브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39BC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클레오파트라를 모티프로 한 영화, 회화, 서적,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자료가 큐레이션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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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최초로 손에 쥔 색이자, 동굴 벽에 새겨 넣은 흔적, 제국 이전의 색이자 문자 이전의 언어였던 레드는 존재의 표식이었다. 클레오파트라 시대에 이르러 더욱 관능적인 색으로 진화했고 로마에서는 하나의 권력이었다. 돌 위에 흔적을 남기는 고고학적인 레드 컬러가 브랜드의 키 컬러로 선택된 이유다.
고대 세계에 대한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한 Reid의 집요한 리서치는 39BC의 핵심 제품인 프래그런스 샤워 오일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클레오파트라와 마크 안토니우스의 사랑 서사에서 영감 받은 향은 실크 베일, 휘그 밀크, 세이지 워터 등으로 구성되며, 각기 다른 향 조합과 감각적 테마를 통해 독립적인 세계관을 완성한다. 물과 닿는 순간 향과 텍스처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며, 피부는 물론 욕실 공간까지 여운을 남기도록 설계되었다.
각 제품은 단순한 효능 중심을 넘어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담아내며, 85% 천연 성분으로 제작됐다. 여기에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실용적 설계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향과 질감까지 더해지며, 39BC가 수많은 뷰티 브랜드 사이에서 차별화되는 이유를 분명히 드러낸다.
향기는 전략이자 의식이 곧 힘이었던 클레오파트라의 세계. 39BC는 그 시대로 통하는 하나의 포털로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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