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가 집 안에 머무는 계절이 되면 밥솥 사용 횟수부터 늘어난다. 아침밥을 짓고, 도시락용 밥을 다시 안치고, 저녁에 한 번 더 김을 올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뚜껑을 여닫다 보면 밥솥은 늘 바쁘게 돌아간다. 그런데 사용 빈도와 달리 관리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내솥을 꺼내 씻고 물기만 말린 뒤 다시 넣는 정도에서 끝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밥솥에는 이미 내부를 정리할 수 있는 기능이 숨어 있다. 따로 분해하지 않아도 되고, 세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 물만 채우고 한 번 눌러주면 끝이다.
버튼 하나로 작동하는 자동세척 기능의 원리
요즘 출시되는 전기밥솥에는 자동세척, 클린, 스팀 세척 같은 기능이 기본처럼 들어간다. 버튼은 있지만 실제로 눌러본 적 없는 경우가 많다. 이 기능은 별도 세제를 쓰지 않는다. 밥솥이 가진 가열 구조를 그대로 사용한다. 물을 끓여 고온의 수증기를 만들고, 그 수증기가 내부를 한 바퀴 돌며 묵은 찌꺼기를 불린다.
작동이 시작되면 내부에서 물이 끓는다. 뜨거운 수증기가 발생하면서 내솥 안쪽, 뚜껑 안, 고무 패킹 주변까지 퍼진다. 이 과정은 약 20분 정도 이어진다. 작동 중에는 뚜껑을 열지 않는다. 내부 압력과 온도를 유지하는 구조다.
물과 식초만 있으면 끝나는 준비 순서
준비 과정은 단순하다. 설거지를 마친 내솥에 물을 붓는다. 자동세척 눈금이 표시돼 있다면 그 선까지 채운다. 표시가 보이지 않는 경우라면 내솥 눈금 기준으로 2칸 정도가 적당하다. 대략 400~500ml 수준이다. 여기에 식초 한 큰술을 넣는다. 백식초, 현미식초 모두 가능하다. 집에 있는 일반 식초면 충분하다.
물과 식초를 넣은 내솥을 밥솥에 다시 넣는다. 뚜껑을 닫고 해당 버튼을 누른다. 제품마다 명칭은 다를 수 있다. 자동세척, 클린, 스팀으로 표기된 경우가 많다. 완료 알림이 울리면 뚜껑을 연다. 이때 내솥 안 색이 처음보다 탁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전분 찌꺼기와 물때가 수증기에 불려 나온 결과다. 뚜껑 안쪽에는 물방울과 함께 불린 찌꺼기가 맺혀 있다. 이 과정만으로도 내부 상태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주기 관리와 함께 알아두면 좋은 밥솥 사용 팁
자동세척은 한 달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 밥을 자주 짓는 집이라면 2주 간격도 무리가 없다. 중요한 건 미루지 않는 습관이다. 오래 방치했다가 한 번에 관리하는 방식보다 짧은 주기로 반복하는 쪽이 밥맛 유지에 도움이 된다.
고무 패킹은 냄새가 남기 쉬운 부품이다. 자동세척 뒤 분리 세척을 함께 하면 관리가 한결 수월해진다. 패킹이 딱딱해졌다면 교체 시기다. 대부분 소모품으로 따로 구매할 수 있다. 오래 사용한 패킹은 밀착력이 떨어져 밥 상태에도 차이를 만든다.
증기 배출구 주변도 한 번씩 살핀다. 전분이 굳어 막히면 김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 면봉이나 칫솔로 가볍게 닦아주면 된다. 물을 직접 붓는 방식은 피한다. 젖은 천 정도면 충분하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