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쉽게 무너지진 않지만 상대를 잘 공략하지도 못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27일(한국시간) 모로코 아가디르의 스타드 아드라르에서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른 이집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집트는 앞선 1차전에서 짐바브웨를 잡아낸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한 골 차 승리를 거두며 조 선두로 치고 나갔다. 남아공은 1승 1패가 됐지만, 조 2위는 지켰다. 조금 이른 시간 열린 앙골라와 짐바브웨의 경기에서 두 팀이 무승부를 거뒀고, 둘 다 승점 1점에 머무른 상태다.
한 수 아래 앙골라를 만나 펄펄 날았던 남아공 선수단은 강적 앞에서 맥을 못 췄다. 남아공과 이집트 중 조직력으로 상대를 압도한 팀은 없었고, 선수들간의 개인 경합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집트가 돌파 성공 빈도에서 앞섰고, 주인 없는 공을 차지하려는 싸움도 이집트가 위였다.
남아공이 수비에 비중을 두고 경합에서 지더라도 그냥 뚫리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방해하려 노력했기 때문에, 이집트도 경기를 쉽게 풀진 못했다. 하지만 결국 끈질긴 수비에서 프리킥과 페널티킥을 내주다 모하메드 살라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내줬다.
남아공 공격도 아쉬웠다. 이집트는 득점 후 모하메드 하니의 경고누적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는데, 남아공은 이 점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상대적 약팀을 공략할 때 4-2-3-1에 가까운 대형으로 나왔던 남아공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를 추가해 4-3-3으로 수비를 좀 더 강화했다. 그래서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갈 기술적인 선수가 없어진 상태로 전반전을 치렀다. 그런데 후반전에 교체카드를 쓰며 공격을 강화한 뒤에도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았다.
남아공은 앞선 B조 1차전에서 앙골라에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남아공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질긴 수비, 좌우 윙어의 탄력 있는 돌파에 중점을 둔 역습, 그리고 힘과 속도를 겸비한 스트라이커 라일 포스터의 마무리 등이 특징인 팀이다. 앙골라 상대로는 공격적인 장점이 드러났지만 이집트전은 수적 우위를 갖기 전까지 공격이 아예 안되다시피 했다. 빌드업 과정에서 이집트 중원의 조직력을 넘어서지 못하고 실수를 남발했다.
남아공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과 한 조에 편성된 팀이다. 네이션스컵으 한국 대표팀 코칭 스태프가 남아공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좋은 기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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