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중동엔 석유, 중국엔 희토류"…'고래싸움' 비켜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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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중동엔 석유, 중국엔 희토류"…'고래싸움' 비켜가려면

연합뉴스 2025-12-27 08:0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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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MF 금모으기' 벌일 당시 중국은 국가적 희토류 전략 마련

한미일·제3국 공급망 구축과 대체기술 개발…남북협력도 대안

중국 덩샤오핑 화보전 중국 덩샤오핑 화보전

촬영 한승호. 2014년 9월 28일 중국 상하이도서관에서 촬영한 '덩샤오핑 화보전' 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1992년 네이멍구(內蒙古)자치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윈어보(白云鄂博) 희토류 광산을 시찰하며 한 말이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이 언급 이후 중국은 희토류 개발에 본격 나섰다.

희토류는 매장량과 생산량의 국가별 편차가 심하다. 2024년 미국지질조사국(USGS) 희토류 생산통계를 보면, 중국이 27만t으로 세계 전체의 69%를 차지했다. 미국(4만5천t), 미얀마(3만1천t), 호주(1만3천t) 등 순이었다. 매장량은 중국이 4천400만t으로 전체의 49%에 달했고 브라질이 2천100만t으로 2위를 기록했다.

[그래픽] 세계 희토류 시장 현황 [그래픽] 세계 희토류 시장 현황

희토류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에 필수 소재로 많이 쓰이고 소량으로 소재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켜 대체가 불가능한 특징도 지녔다. 다만,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생산단가도 높은데다 장기간 축적된 노하우도 필요하다.

이런 점 때문에 서방국은 환경 보호를 위해 희토류 산업을 포기하고 수입해서 사용했다. 중국은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산업을 발전시켰다. 초기에는 기술적 낙후성, 무질서한 경쟁, 광산지역 오염 문제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1990년대 후반 생산량 세계 1위로 키웠다.

중국은 1998년 국가경제무역위원회 산하에 전담조직인 '희토류관리소조'를 두고 중앙정부 차원의 통합 관리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무분별한 희토류 개발과 수출을 통제해 많은 에너지 소모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산업을 규제하고 질적 발전을 꾀한 것이다. 수출궈터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금모으기 운동 금모으기 운동

[한국무역협회 제공=연합뉴스]

당시 한국은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를 맞아 1998년 3월까지 금을 모아 외채 상환에 나서는 국민적 금 모으기 운동을 벌이던 때였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라서 동아시아 전반에 영향을 준 외환위기 여파가 거의 미치지 않은 중국은 강대국 도약의 청사진 한 페이지를 실천하고 있었던 셈이다.

중국은 개발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며 희토류 생산 대국의 지위를 누리게 됐다. 중국은 매장과 생산 측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매장량 2위인 브라질로부터 희토류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핵심 카드로 쓸 수 있는 유력한 무기로 만드는 일환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를 평가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공급망 재편 대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문제는 미중 갈등의 불똥이 주변국에 튄다는 점이다. 미중 고래싸움에 반도체 강국인 한국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은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긴밀한 협력으로 수입에 차질을 빚지 않게 하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다.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한 공동 비축 협의나 대체기술 개발 등도 중요하다. 그러면서 베트남 등 주요 희토류 생산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적극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여기에 남북협력을 통한 대응 방안도 거론된다. 북한은 남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에는 북한이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주장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기술이나 인프라가 부족해 생산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희토류가 포함된 광석을 채굴하고도 가공하지 못해 원광·정광 상태로 중국에 넘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를 위해 희토류 등 광물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래픽> 북한 대중국 무역 규모 <그래픽> 북한 대중국 무역 규모

국내 전문가들은 대외적인 희토류 수입선 확보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의 협력 모색을 여러 차례 주문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실행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미중 갈등을 비롯한 국제정세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수입선도 불안해 질 수 있다. 치명적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협력 가능성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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